2009년 금융위기 수준…전문가들"연내 1,380원 갈수도"

윤석열 대통령의 리스크 관리 발언과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23일 원/달러 환율이 1346원까지 뛰며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속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것으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지속되며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전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7원 오른 달러당 1345.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개장한 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직후 하락세로 전환해 오전에 1336.8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내 다시 반등해 장 마감 직전에는 1346.6원까지 뛰었다.
환율 급등의 영향을 받아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16포인트(1.10%) 내린 2435.3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미국 증시의 급락 소식에 13.19포인트(0.54%) 내린 2449.31에 출발해 외국인 매도세가 확인되면서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2.45포인트(1.56%) 내린 783.42에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뒤 30분이 되지 않은 오전 9시 24분 외환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은 6월 13일 이후 두 달여만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 및 시장 참가자 등과 긴급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추 부총리는 회의에서 "글로벌 달러 강세 등 대외여건에 편성해 역외의 투기적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경각심을 갖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기획재정부가 전했다. 추 부총리의 메시지는 서울 외환시장 마감 이후 공개됐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섬에 따라 환율 상승 속도는 다소 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선 1차적 저항선은 1350원선, 1350원선이 무너지면 1380원선이 2차 저항선이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