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긴축정책 경계…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21%, 2.25%씩 내려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강화와 중국 경제의 침체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340원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1% 넘게 떨어지며 2460대로 내려갔고, 국고채 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금융시장에서 원화가치와 주가, 채권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원 오른 1339.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330원대에서 개장해 장중 1340.2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1340원선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19포인트(1.21%) 내린 2462.50에 장을 마쳤다. 하락폭이 7월 6일(-2.13%) 이후 한 달 반 만에 가장 컸다. 코스피는 한때 2457.08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의 하락폭은 더 컸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8.30포인트(2.25%) 내린 795.87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800선 하회는 7월 28일(798.32) 이후 약 한 달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환율은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의 지속적인 긴축 방침이 확인된 데다 지난 주말 연준 주요 인사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이어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점도 원화가치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자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았다.
유럽의 물가상승 압력 고조와 이에 따른 경기불안 및 유로화 약세도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강화와 미국 금리 상승에 연동해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24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342%로 3.2bp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여만에 장중 1340원을 넘어설 정도로 치솟자 물가 상승세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경기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원화가치 하락)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물가를 더욱 자극하게 된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소비가 둔화되고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기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