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측 "재능 있는 '미래 지도자'에 MBA 교육 기회 제공"
미국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HBS)이 저소득 학생에게 경영학석사(MBA) 과정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는 새로운 장학금 제도를 도입한다. 가을 학기부터 재학생의 10%에 해당하는 '재정 지원 필요 학생'은 한해 7만6000달러(약 9950만원), MBA 과정 2년 동안 15만2000달러의 학비 전액을 장학금으로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의 1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HBS는 저소득 학생이 등록금과 수업료 전액을 충당할 수 있도록 장학금 제도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지닌 유능한 지원자들에게 MBA 이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스리칸트 다타르 HBS 학장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재능 있는 미래 지도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올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며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재정 장벽을 제거하고 부채 부담을 덜어줘서 세상을 바꾸는 지도자가 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재정 도움이 절실한 학생으로 분류되면 MBA 2년 과정 동안 매해 장학금 7만6000달러(약 9950만원)를 받는다. 기숙사 이용과 생활에 필요한 3만5000달러(약 4580만원)는 학생이 부담해야 한다.
HBS는 재학생의 약 10%인 200여명이 이 장학금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WSJ은 유수 MBA 과정이 주로 학업성적을 바탕으로 장학금을 주고, 지원자들도 대출과 보조금을 끌어 모아 학비를 충당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HBS가 가정형편을 고려해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HBS는 경영대학원으로선 드물게 국내외 학생의 소득, 자산, 사회경제적 배경, 학자금 부채 등 가정형편을 고려해 장학금을 제공해왔다. HBS는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750여개 기금과 기부금을 기반으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 연간 장학금 예산이 4500만달러(약 589억원)에 이를 정도로 여유가 있다.
현재 HBS 학생의 절반 정도가 가정형편을 참작하는 장학금을 받고 있다. 이 명목으로 2021~2022년 지급된 장학금은 1인당 평균 4만2000달러(약 5천500만원)다. HBS는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19년부터 등록금을 동결했다. 앞서 2018년에는 저소득 학생이 MBA를 이수할 때 부양가족에 지원금을 제공하는 '포워드 펠로십'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