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안에 쏟아진 커피를 닦아낸 '영웅들'
구멍 숭숭 뚫린 사회안전망보다 더 믿음직
정부가 신뢰 얻어야 국민들도 사회에 기여
구멍 숭숭 뚫린 사회안전망보다 더 믿음직
정부가 신뢰 얻어야 국민들도 사회에 기여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정부가 나라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돌본다는 믿음에서 나올 것이다. 그러기위해선 정부는 바른 공권력를 행사하고 국민 누구에게나 평등한 기회를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은 정부를 믿고 생업에 종사하며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마음을 먹는다. 사회가 아무리 난폭해지고 이웃간의 정이 메말라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우리 국민들이 있어 이 나라가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일 오후 두 시경. 서울 강남은 물론 시내 전역이 물벼락 피해로 흐트러져 있을 무렵. 서울지하철 2호선 전동차안에서 벌어진 훈훈한 선행이 시민들의 시선을 잡았다. 강남에서 잠실방향으로 달리던 이 전철속에서 20대 초반의 한 여성이 그만 커피를 쏟았다. 누군가에게 가져가려고 3인분 정도의 커피를 큰 컵에 담아 들고 있었다. 삼성역에 전동차가 멈춰설 무렵 문가로 가다가 그만 엎질렀다. 커피안에 있던 얼음조각이 널부러졌다. 이 때 좌석에 앉아있던 한 아줌마가 "저 얼음 가만히 두면 누군가 미끄러져 넘어질 텐데"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얼굴이 빨개진 젊은 여성에게 얼른 내리라며 손짓했다. 이후 몇몇 사람들이 가방를 뒤져 휴지와 손수건을 꺼내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그렇게 커피 소동은 단숨에 정리됐다. 찜통더위와 호우피해로 어두었던 전동차 내 시민들의 얼굴이 펴졌다. 이런 공동체 시민의식이 구멍이 숭숭 뚫린 사회안전망보다 믿음직 스러웠다.
저작권자 © 이코노텔링(econotelling)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