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9:20 (화)
[해외취재=신냉전의 '중재역' 튀르키예(옛 터키)를 찾아서]④에르도안의 '줄타기 외교'
[해외취재=신냉전의 '중재역' 튀르키예(옛 터키)를 찾아서]④에르도안의 '줄타기 외교'
  •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2.08.10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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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대통령 3선가도 위협받자 이란, 러시아와 3자 정상 회담 하는 등 국익 추구해
지정학적으로 숙명적 행보란 평가도 … 국민소득 떨어졌지만 장ㆍ노년층 지지세 견고
농산물 풍부하고 제조업 기반도 탄탄해 '유럽의 공장' 역할하는 등 경제 잠재력은 큰 편
이스탄불 시내 상점가 모습. 사진= 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이스탄불 시내 상점가 모습. 사진=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지난 7월 중순 튀르키예 왼편 반쪽을 버스로 한 바퀴 빙 돌았다. 3,600㎞를 달렸는데 차창으로 연신 평지와 올리브밭이 끝모르게 펼쳐지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농업 강국이란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워낙 좋은 땅에다 기후 조건도 좋아 곡물(밀·보리·옥수수), 채소, 과일(감귤·오렌지·포도·올리브), 목화 등 각종 농산물 천국이다. 자국이 소비하고 남아 수출도 많이 하는 복 받은 나라다.

이처럼 튀르키예는 광활한 국토와 풍부한 농산물, 농업에 유리한 기후 외에도 오랜 역사와 엄청난 유적, 동서양 융합 문화, 많은 인구 등을 지니고 있다.

국제사회는 튀르키예에 대해 "세계 관광 5~6대국, 세계 3대 미식(美食)국, 유럽 최대 인구국(약 8,600만), 세계 2~3위 농업 강국, 유럽의 공업생산 기지, 산유국(양은 태부족)" 등등의 호칭을 곧잘 붙여 준다.

무엇보다 프랑스, 스페인, 미국, 중국, 이탈리아 등과 함께 입국 관광객 5~6위를 다투는 나라다. 연간 5천만~1억 명 대의 관광객이 튀르키예를 찾는다.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프랑스, 중국 등과 함께 3대 미식(美食)국으로도 불린다.

또 독일과 유럽 인구 1, 2위를 다퉈 왔는데 최근 독일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다소 이외로 들렸지만 튀르키예는 유럽 1~2위의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드론 제품력 세계 3위로 알려졌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튀르키예 드론이 러시아 탱크 공격에서 그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스탄불 공항내 듀티 프리 샵/사진=성태원 이코노텔링 편집위원.
이스탄불 공항 내 듀티 프리 샵. 튀르키예는 프랑스, 스페인, 미국, 중국, 이탈리아 등과 함께 입국 관광객 5~6위를 다투는 나라다. 사진=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우리 외교부 홈페이지는 튀르키예 산업 구조를 1차 18.7 %, 2차 27%, 3차 54.3%로 소개하고 있다. 관광 대국이라 그런지 3차 산업 비중이 무척 높다. 농업, 목축, 관광 등 1, 3차 산업이 강하지만 2차 산업인 제조업 기반도 무시는 못한다.

흔히 글로벌 공업생산 기지로 "아시아에 중국이 있다"면 "유럽에는 튀르키예가 있다"고들 얘기한다. 양질의 노동력과 경쟁력 높은 임금 때문에 자동차만 해도 벤츠, 아우디 등 17개 유명업체들이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연간 1백만 대 정도의 자동차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유럽 등지로 수출한다.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소위 백색 가전 공장과 의류 등 경공업 공장도 적지 않다. 석유가 나지만 태부족이라 카타르, 사우디 등에서 공급을 받는다고 한다. 흔히 튀르키예 경제를 ▷농업 ▷목축 ▷관광 ▷완제품 제조 ▷건축 등 5대 분야로 나눠 설명하기도 한다.

국토나 인구, 자원 등 경제적, 물적 기반이 좋으면서도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처럼 중진국 대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그렇다면 최근 10년간 튀르키예 거시경제 지표의 추이를 한 번 살펴보자. 경제성장률은 2013년 8.5%(한국 3.2%), 2016년 3.3%(〃2.9%) 등으로 하향하다가 2017년 7.5%(〃3.2%)로 상승했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엔 0.9%(〃2.2%)로 급락했다가 지난해 9%(〃4%)로 다시 올라섰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2013년 1만2,501달러(한국 2만7,351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1만 달러대를 유지하며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2018년 9,308달러(〃3만3,563달러)로 1만 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만다.

코로나가 덥친 2020년엔 8,435(〃3만1,880달러)로 더 떨어졌다가 지난해 9,406달러(〃3만3,801달러)로 다시 상승했다.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지속적인 고물가)과 계속된 리라화 가치 하락이 애써 일해 쌓아 올린 국민 소득을 떨어뜨려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업률은 2015년 10.2%(한국 3.6%)로 10%대로 올라 선후 계속 높아져 2020년 13.1%(〃 4%), 2021년 11.2%(〃3.7%)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 10년간 경제성장률, 1인당 국민총생산(GDP), 실업률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대부분 뒷걸음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튀르키예인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를 살려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 같았다. 그에 대해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갖고 있어 보였다. 이 와중에 에르도안은 내년 대선 3선 도전을 앞두고 어려운 걸음을 걷고 있다.

그는 1994년 이스탄불 시장을 거쳐 총리 3번, 대통령 2번을 맡아 19년째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개정 헌법에 따르면 내년 3선에 성공할 경우 30년 집권의 길도 열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러시아 푸틴, 중국 시진핑 등에 비유되기도 하지만 자국 내 지지는 다소 엇갈린다고 한다. 젊은이들의 지지 철회 분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장·노년층의 에르도안 지지는 아직 상당하다고 들었다.

이들은 그가 총리 시절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외자 유치, 건설 확대 등을 통해 경제를 고속성장(2003~2011년)시킨 공로가 크다고 강조한다. 세계 어떤 강국 지도자와도 맞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며 튀르키예 이익을 지키는 지도자가 에르도안이라고 추켜세운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난이 3선 가도에 큰 위협이 되자 최근 그는 어려운 줄타기 외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미국이 경계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등과 만나 회담했다.

또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 등 4자 협상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담보해줄 흑해 안전 항로 합의안 도출에도 기여했다. 그의 줄타기 외교가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의 골칫거리라는 지적마저 받고 있다.

하지만 내치가 힘들고 선거도 눈앞이다 보니 오랫동안 동서양의 교차로에서 살아온 튀르키예의 경험상 에르도안은 숙명적으로 그런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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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2022-08-12 15: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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