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는 착시현상에 빠져 … "돌이 떨어져서 석기시대 끝난 것 아냐"
수명주기이론(life cycle theory)이란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한창 왕성한 때를 지나 나이 들어 죽는 수명이 있듯이, 모든 사물에도 이렇듯 수명주기가 적용된다는 개념입니다.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도, 기업이나 업종도, 권력도 모두 절대적이고 영원한 것은 없고, 수명이라는 매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없는 거지요.
그런데, 가장 위험할 때는 전성기입니다. 전성기 이후 쇠퇴기에 접어드는 것이 수명주기이기 때문이지요. 꽃은 피어있을 때가 전성기입니다. 그러나 화무백일홍(花無百日紅), 즉 100일 넘게 붉음을 유지하는 꽃은 없고 수명을 다하고 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제패했었던 진시황제, 만리장성을 쌓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지만, 진나라는 20년을 넘기지 못하고 망했습니다. 또 중국 청나라는 18세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었지요. 이전에 비해 영토와 인구가 2배 정도 확대되었고, 경제적으로도 세계의 중심이었고 최고의 부자였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가난하고 낙후되어 있던 유럽은 혁신과 도전을 계속하면서 산업혁명을 일으켰고, 그 결과 중국과 유럽은 역전됩니다. 중국은 19세기 들어 불과 100년 사이에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외세의 침략과 약탈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었지요.
사상 최고의 실적을 갱신해가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기업과 브랜드들이 많습니다. 과거 수십 년간 우리 경제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눈부시게 도약했고, 전 세계적으로 K 열풍이 뜨겁습니다. 정말 좋은 일이지만, 어쩌면 지금이 전성기인지도 모릅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은 포스가 느껴지고, '저런 회사가 어떻게 망하겠어' 하는 착시현상에 빠지는 게 인간의 지능 수준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장관이 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돌이 떨어져서 석기시대가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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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김용태 마케팅연구소 대표)= 방송과 온라인 그리고 기업 현장에서 마케팅과 경영을 주제로 한 깊이 있는 강의와 컨설팅으로 이름을 알렸다. "김용태의 마케팅 이야기"(한국경제TV), "김용태의 컨버전스 특강" 칼럼연재(경영시사지 이코노미스트) 등이 있고 서울산업대와 남서울대에서 겸임교수를 했다. 특히 온라인 강의는 경영 분석 사례와 세계 경영 변화 흐름 등을 주로 다뤄 국내 경영계의 주목을 받았다. 주요 강의 내용을 보면 "루이비통 이야기 – 사치가 아니라 가치를 팔라", "마윈의 역설 – 알리바바의 물구나무 경영이야기", "4차산업혁명과 공유 경제의 미래", "손정의가 선택한 4차산업혁명의 미래", "블록체인과 4차산업혁명" 등이다. 저술 활동도 활발하다. "트로이의 목마를 불태워라", "마케팅은 마술이다", "부모여, 미래로 이동하라", "변화에서 길을 찾다", "마케팅 컨버전스", "웹3.0 메타버스", 메타버스에 서울대는 없다(이북), 메타버스와 세 개의 역린(이북) 등을 펴냈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 후 서울대서 경영학 석사(마케팅 전공)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