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5 06:35 (월)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디 오픈 올드코스와 '이별'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디 오픈 올드코스와 '이별'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7.21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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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골프의 발상지'서 열린 150회 디 오픈
두 차례 우승했던 타이거우즈 컷 탈락 … 2030년 올드코스 못 밟을 듯
대회 내내 우승자보다 더 각광 … '우즈의 골프 업적' 지워지지 않을 것
올해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 경기에서 이미 탈락이 확정된 타이거 우즈가 2라운드 마지막 18번 홀 앞의 돌다리를 건널 때 1번 홀과 18번 홀을 둘러싼 갤러리가 큰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많은 기쁨을 선사한,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준 황제에게 보내는 환호였다. 사진=타이거 우즈 페이스북/이코노텔링그래픽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는 '골프의 발상지'로 불린다. 그곳에서 열리는 골프대회 이름은 건방지게 'The Open(디 오픈)'이다. 그냥 '그 대회'하면 알아들으라는 뜻이다.

미국 프로야구 결승전을 '월드 시리즈'라고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좋게 말하면 자존심이고, 나쁘게 말하면 건방지다.

그 '디 오픈'이 올해로 150회를 맞았다. 객관적으로 역사도 가장 오래됐으니 시비를 걸어도 별 소용이 없다.

올해 대회는 '타이거 우즈로 시작해서 타이거 우즈로 끝났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대회든 우승자가 가장 주목을 받기 마련인데 올해는 우승자보다 예선 탈락한 우즈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통산 82승을 거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디 오픈에서도 2000년과 2005년에 우승했다. 우즈는 지난해 2월 차량 전복사고를 당해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난 4월 마스터스에서는 얼음물 투혼으로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5월 PGA 챔피언십에서는 중간에 기권했고, 6월 US 오픈은 아예 쉬었다. 7월에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올드코스에 대한 우즈의 사랑과 집착은 강했다. 팬들은 올드코스에 모습을 드러낸 우즈에게 아낌없는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모든 관심은 우즈에게 쏠려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엄했다.

우즈는 첫날 6오버파 78타를 쳤다. 우즈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이 정도라면 거의 탈락이다. 우즈는 "2라운드에서 6언더파(66타)를 치겠다"라고 공언했다.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팬들은 역시 환호했다.

그러나 우즈는 의지와 달리 2라운드에서도 3오버파 75타에 그쳤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우즈가 2라운드 마지막 18번 홀 앞의 돌다리를 건널 때 1번 홀과 18번 홀을 둘러싼 갤러리가 큰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많은 기쁨을 선사한,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보여준 황제에게 보내는 환호였다.

우즈는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면서 두 눈에 눈물을 흘렸다. 우즈는 대회 내내 "올드코스에서의 마지막 디 오픈일지 모른다"라는 말을 했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다음 디 오픈은 2030년으로 예정돼 있다. 1975년생인 우즈의 나이 55세 때다.

지난 18일 끝난 최종 4라운드에서 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합계 20언더파로 우승했다. 20언더파는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 역대 최소타 기록이었다. 당연히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스미스에게 쏠려야 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종전 기록이 타이거 우즈가 2000년에 세운 19언더파였다. 하필이면 우즈의 기록을 깨다니. 우즈는 3라운드부터 모습을 볼 수 없었으나 끝까지 우승자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 우즈의 어퍼컷 세리머니나 우승하는 모습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골프계에 남긴 업적은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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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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