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으로 내년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4500억 달러(530조 원) 감소할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분석이 나왔다. IMF는 8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이같이 추산했다. 4500억 달러는 G20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규모를 웃도는 것으로 내년도 글로벌 GDP를 0.5%포인트 떨어뜨릴 수 있는 규모다.
로이터와 AFP 통신 등의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블로그에도 별도의 글을 올려 "무역갈등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시급한 우선순위는 현재의 무역 긴장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호무역 조치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뿐만 아니라 (제품가격 인상으로) 저소득 가구들에 충격을 가하게 된다"면서 "최근에 부과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어떤 형태이든 추가적인 장벽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가르드 총재는 "자해적인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도 "우리가 인식한 취약성과 (경기) 회복의 불안정성이 확인됐다"며 "우리는 동시에 발생하는 성장둔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두 달 전 관세와 비관세 장벽 모두 (성장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으니 무역이라는 성장 엔진을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며 "불행히도 우리는 위험의 구체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도 높아진 관세 위협은 사업과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내년에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은 지난달 10일 2천억 달러(약 235조6천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고, 중국은 지난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양국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앞서 IMF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3%에서 6.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