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재정 상태 '악화일로'
스리랑카에 이어 다른 신흥국도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980년대 중남미 부채위기처럼 한 나라의 금융위기가 다른 나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글로벌 금리인상, 달러화 강세 등 세계 경제 환경 악화로 신흥국의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스리랑카와 러시아에 이어 엘살바도르와 가나, 이집트, 튀니지, 파키스탄 등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는 가상화폐 가격 하락, 연료·식품 보조금 지급 부담 증가로 인해 재정 상태가 악화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정부의 현 재정 상태를 보면 내년 1월 8억달러를 시작으로 잇달아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의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가나와 튀니지, 이집트는 외환보유액이 적어 차입비용 증가에 취약한 상태다. 단전 등으로 사회가 불안해진 파키스탄도 경제난 극복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재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스리랑카는 IMF와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어 5월 18일부터 기한 내 국채 이자를 내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다. 러시아도 국제사회 제재로 지난달 외화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외국자본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국 채권과 주식시장에서 40억달러의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4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