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현 수준 외환보유액,대외 충격 대응에 부족함 없어"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4477억1000만달러)보다 9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다.
한은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과 금융기관의 예수금 감소와 더불어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 등에 기인했다"며 "현 수준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대외 충격에 대응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서자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시장에 달러를 풀었다. 6월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원·달러 환율 상승) 외환보유액은 감소하는 추세다.
외환보유액은 올 들어 2월 한 달만 반짝 증가했을 뿐 1월과 3~6월 계속 줄었다. 지난해말 4631억2000만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반년 새 248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을 채우는 근원인 무역수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달러 적자로 상반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반기에도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둔화와 고유가 등으로 무역적자는 지속될 전망이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20조원 어치를 매도한 데에서 보듯 외국인 자금 이탈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4382억8000만달러 외환보유액이 적은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추세적 흐름이다. 환율 불안이 지속되고 무역적자가 이어지면 외환보유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면 대외 신인도도 흔들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