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1:30 (수)
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수상
허준이 교수, '수학계 노벨상' 수상
  • 이코노텔링 김승희기자
  • lukatree@daum.net
  • 승인 2022.07.05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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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한국수학자론 첫 필즈상 받아 …고교중퇴 후 검정고시 거쳐 서울대서 석사꺼지 마쳐
미국서 박사 과정 밟으며 ' 리드 추측'과 '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의 난제를 증명하며 두각
프린스턴대 교수겸 한국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약중…부모 유학중 태어나 국적은 미국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사진=고등과학원.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사진=고등과학원.

한국계 수학자 허준이(39. June Huh)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겸 한국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교수가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국제수학연맹(IMU)은 5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허준이 교수를 필즈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허 교수는 미국 국적이지만, 한국인 수학자로선 처음으로 필즈상을 수상했다.

1936년 제정된 필즈상은 4년마다 수학계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앞으로도 학문적 성취가 기대되는 40세 미만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수학 분야 최고의 상이다. 아벨상과 함께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에게는 금메달과 함께 1만5000 캐나다 달러(약 1500만원)의 상금을 준다. 나이 제한 때문에 1983년생인 허 교수에게는 올해가 필즈상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다.

허 교수는 아버지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와 어머니 이인영 서울대 노어노문과 명예교수의 미국 유학 시절인 1983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미국 국적자이지만 두 살 때 부모를 따라 한국에 들어온 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한국에서 다닌 '국내파'다.

고등학교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본 그는 2002년 서울대학교(물리천문학부)에 입학했다. 졸업 한 뒤 서울대 대학원 석사(수리과학부)를 마치고, 미시간대에서 박사(수학) 학위를 받았다. 필즈상 수상자 대부분이 어렸을 때부터 천재성을 보인 것과 달리 허 교수의 초등학생 때 수학 성적은 뛰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수학을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허 교수는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 등 오랜 수학 난제들을 증명해 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리드 추측은 채색 다항식을 계산할 때 보이는 계수의 특정한 패턴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1968년 제기된 수학계 난제 중 하나였다.

허 교수는 2017년 온라인 수학·과학 전문 매체 '콴타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수학을 '논리적으로 필요한 진술이 산더미처럼 쌓인 메마른 과목'으로 정의한 뒤 "진짜 창조적 표현을 하고 싶어서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습작 활동을 하며 시인을 꿈꾸던 그는 생계유지 방편으로 과학기자로 눈을 돌리다가 삶의 대전환을 맞는다. 학부 졸업반 때 서울대의 노벨상급 석학 초청으로 한국에 온 일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의 강의를 들으면서다. 히로나카 교수는 1970년 필즈상을 받은 일본 수학자다.

자신의 첫 과학 기사 인터뷰 대상을 히로나카 교수로 하겠다는 생각에 그의 대수기하학 강의를 들었다. 히로나카 교수와 점심 때 수시로 만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20대 중반에 본격적인 수학자로서의 길을 걸었다.

허 교수가 '수학계의 정점에 섰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박사학위를 받은 지 3년이 지난 2017년이다. 다른 두 수학자와 함께 로타 추측을 증명하는 업적을 내면서다. 수학계는 허 교수처럼 늦게 출발한 학자가 큰 성과를 얻은 데 대해 '18세에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은 선수가 20세에 윔블던에서 우승한 것과 같다'고 비유한다.

허 교수는 앞서 사이먼스 연구자상, 삼성 호암상, 뉴호라이즌상, 블라바트닉 젊은과학자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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