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는 8월 둘째 주 전망 … 전력수급 종합상황실 운영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더위가 일찍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수요가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유 전력 수준을 보여주는 전력 공급예비율은 한때 10% 아래로 내려갔다.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정점에 이르는 7~8월에는 전력 공급예비율이 더 떨어져 2013년 이후 9년 만에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최대 전력은 지난해 6월보다 4.3% 많은 7만1805MW(메가와트)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6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6월 전력 수요가 7만MW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대 전력은 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를 말한다. 월평균 최대 전력은 한 달 동안 일별 최대 전력 합계의 평균값이다. 월평균 최대 전력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전력수요가 늘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공장 조업이 정상화하면서 산업 분야에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6월 중 열대야가 나타났다. 전국에 걸쳐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이 예년 평균 기온을 웃돌았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냉방 가동 등으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력 공급예비율의 마지노선인 10% 선이 깨지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전력 공급예비율은 9.5%로 내려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통상 10% 이상은 돼야 비상 상황 등에 대비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전력 공급예비율은 당일 전력 공급능력에서 최대 전력을 뺀 공급예비력을 다시 최대전력으로 나눈 비율이다. 공급예비율이 낮아질수록 전력수급 불안감이 커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 전력 최대 수요 시기는 8월 둘째 주로 예상된다. 올여름은 평년보다 더워 최대 전력 수요가 91.7~95.7GW(기가와트)에 이르면서 지난해(91.1GW·7월 27일)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예비 전력은 5.2~9.2GW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고, 전력 공급예비율도 5.4~10.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예비 전력 전망치 최저 수준인 5.2GW는 전력수급 비상 경보 발령 범위에 해당한다. 전력수급 비상 경보 발령은 2013년 8월 이후에는 없었다.
정부는 4일부터 오는 9월 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전력거래소·한국전력·발전사 등과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