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5:30 (수)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여자배구의 예고된 추락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여자배구의 예고된 추락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7.0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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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의 4강 불구 국제배구연맹 (FIVB) VNL에서 9전 전패
김연경 등 주전 선수 빠진 뒤 지지부진 … 팀 리빌딩 기회로 삼길
佛축구 대표팀 월드컵 예선탈락 후 우승기반 다진 선례 반면교사
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고 있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16개국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9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이코노텔링그래픽팀.

상황만 보면 영락없는 추락이다.

현재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출전하고 있는 여자배구 대표팀은 29일 태국에 0-3으로 졌다. 한 수 아래인 태국에 한 세트도 뺏지 못하고 완패했다.

16개국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9전 전패를 당하고 있다. 전패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더구나 터키에만 1-3으로 졌을 뿐 8게임이 모두 0-3 완패다. 기량도 떨어지고, 실수로 자멸한다. 불과 1년 전인 도쿄 올림픽에서 4강에 올랐던 팀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고, 성적이다.

핑계를 대자면 많다. 먼저 팀의 대들보인 김연경과 센터 김수지, 양효진이 모두 은퇴했다. 김연경이 대표팀에서 차지한 비중을 생각하면 전력 약화는 예상했던 바다. 또 라바리니 감독도 폴란드 감독으로 옮겼다. 코치였던 곤잘레스가 새 감독이 됐으나 터키 팀 코치를 겸임하고 있어서 훈련에 전념하지 못했다.

또 이번 대회 전이나 도중에 여러 선수가 다쳤다. 레프트 정지윤(21), 라이트 이선우(20), 센터 정호영(21), 리베로 노란(28)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정상적인 팀 운영이 될 리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반대로 지금이 세대교체와 리빌딩의 적기라고 생각해야 한다. 현재의 성적은 의미가 없다. 지금 1승을 하기 위해 선수들을 쥐어짜고, 변칙으로 운영한다면 오히려 독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대한배구협회에 총 2억 3,000만 원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2024년 파리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현재 전력상 한국이 올림픽 예선을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국은 예선 탈락팀 중 세계랭킹이 높은 팀에게 주는 와일드카드를 노리고 있다. 따라서 세계랭킹을 올리기 위해 내년 VNL 여자대회를 국내에 유치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그런데 이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현재 여자 대표팀의 랭킹은 19위까지 떨어져 있다. 목표를 '파리올림픽 출전'에 맞춰 랭킹 올리기에 올인할 경우 세대교체의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 버릴 때는 확실히 버리는 게 낫다.

주장인 레프트 박정아(29), 라이트 김희진(31), 세터 염혜선(31) 등이 지금도 대표팀 주전으로 뛰고 있다. 물론 이들이 앞으로도 훌륭하게 자기 몫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새로 태어난다는 생각으로 확실하게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94년 미국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러자 98년 프랑스 월드컵을 목표로 삼아 완전히 탈바꿈한다. 대표팀의 절반 이상을 지네딘 지단 등 젊은 흑인 선수들로 채우고, 5년 동안 호흡을 맞췄다. 그리고 프랑스 월드컵 결승에서 호나우두가 이끄는 최강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며 우승했다.

여자 배구대표팀의 목표가 파리올림픽 본선 출전이 아니었으면 한다. 더 길게 보고 과감하게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로 대거 교체해야 한다.

새집에서 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인테리어만 바꿔도 새집 느낌은 난다. 뼈대만 남기고 짓는 리모델링도 있고, 재건축도 있다. 아예 일대를 다 갈아엎고 새로 짓는 재개발도 있다. 지금 한국 여자배구는 재개발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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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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