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 사이 치킨집 창업은 연평균 9700개에서 6200개로 감소한 반면 폐업은 8000개 이상 꾸준히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창업보다 폐업이 많음에도 치킨집이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치킨공화국’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3일 발표한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에서 8만7000개의 치킨집이 영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국내 자영업 시장에 대한 객관적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첫 편은 지방행정인허가 자료 중 업태가 통닭(치킨), 호프/통닭으로 분류된 매장을 기준으로 치킨집 현황과 시장 여건을 다뤘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경험이 부족한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프랜차이즈 창업 중에서도 치킨집은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21.1%(2만5000개)를 차지하는 핵심 업종이다. 치킨집 창업은 2014년 9700개에서 2015년 8200개, 2016년 6800개, 2017년 5900개, 2018년 6200개로 감소하는 추세다. 또 폐업은 2014년 7600개에서 이듬해 8400개로 늘었다. 2016∼2018년엔 각각 8700개, 8900개, 8400개로 집계됐다.
치킨집 브랜드는 지난해 25개가 더 늘어 총 409개에 이른다. 한식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브랜드가 경쟁 중이다. 가맹점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BBQ(1659개)로, 2015년 이후 4년 연속 가맹점 수 1위를 지키고 있다. BHC(1456개), 페리카나(1176개), 네네치킨(1037개)이 뒤를 이었다.
단위면적당 매출액은 교촌치킨이 3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티바두마리치킨, BBQ, 굽네치킨, 60계 순으로 매출이 많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1만9253개), 서울(1만4509개), 경남(5904개), 부산(5114개)의 순서였다. 인구 1000명당 치킨집 수는 전남이 2.43개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광주와 제주 2.34개, 충북 2.18개의 순서였다.
지역별 창업·폐업 상황을 보면 최근 5년간 치킨집 창업이 많았던 지역은 수원, 청주, 부천 순이었다. 폐업이 많았던 지역은 부천, 수원, 대전 서구 순이었다. 창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2011년 67.5㎡에서 2018년 60.1㎡로 줄었다. 반면 폐업 매장의 평균 면적은 같은 기간 58.1㎡에서 64.7㎡로 늘어 규모가 큰 매장의 폐업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KB부동산 리브온 상권분석을 활용해 수원, 부천, 창원 등 주요 지역의 치킨집 상권을 살펴본 결과, 경쟁 심화와 매출 감소 등 전반적인 경영 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전국 지자체 중 치킨집이 가장 많은 수원에서는 최근 3년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이어졌다. 팔달구 인계동에서는 62개 매장이 창업하고 78개 매장이 폐업해 가장 많은 창업·폐업이 일어났다.
치킨집 폐업이 가장 많았던 부천에서는 상대적으로 창업이 빠르게 줄면서 2014년 이후 창업보다 폐업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대 인근 심곡동에서는 5년간 치킨집 117개가 창업하고 154개가 폐업했다. 현재 50개의 치킨집이 영업 중이며, 매출은 지난해 대비 18.8% 감소했다.
보고서는 전체 치킨시장의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경쟁 심화와 비용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 악화한 영업 여건은 당분간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차별화한 메뉴나 서비스, 가격 등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예비 창업자는 상권분석 서비스나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해당 상권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