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지난 3월 정점 통과했을거란 기대감이 꺾이면서 투자심리 급냉
삼성전자 52주 신저가,네이버와 카카오 큰폭 하락…환율 1290원 근접
4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물가상승률 여파로 지난 주말 미국·유럽 증시 주가가 급락한 데 이어 국내 증시도 코스피지수가 2500선 붕괴 직전까지 밀리며 '검은 월요일'이 연출됐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36포인트(3.52%) 급락한 2504.5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5월 물가 충격 여파로 전장보다 45.66포인트(1.76%) 내린 2550.21에 개장해 장 초반부터 급락했고 오후 들어 하락폭이 커졌다.
5월 12일 기록한 기존 연저점(2546.80)을 뚫은 데 이어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13일(2493.97) 이후 1년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인플레이션이 지난 3월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꺾이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3월 8.5%에서 4월 8.3%로 소폭 내려갔다가 5월에 8.6%로 다시 더 높아졌다.
시장에선 14∼15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지난 주말에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처음으로 갤런(3.78L)당 5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아시아 주식시장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006억원을, 기관이 2178억원을 팔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6677억원을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은 대형·소형주 가릴 것 없이 모두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2.66% 내린 6만21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2411개 종목 중 465개 종목이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네이버(-5.93%), 카카오(-4.49%) 등 기술주 하락폭이 컸다. LG에너지솔루션(-2.35%), SK하이닉스(-4.35%), 삼성바이오로직스(-3.08%), LG화학(-3.60%), 현대차(-5.15%) 등 시가총액 20위권 내 전 종목이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5.1원 오른 1284.0원에 마감하며 외국인 수급에 부담을 주었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8.75원 오른 달러당 1287.65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5월 12일 기록한 연고점(1291.5원) 수준까지 오르자 외환당국은 오후 1시 35분 구두 개입에 나섰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은 전날보다 3% 하락한 26987.44엔으로 끝났다. 오후 4시 현재 홍콩 항셍지수는 3.2% 급락한 21105.09, H지수는 3.4% 하락한 7354.8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