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4 21:10 (월)
동양그룹 가문의 상징 성북동 저택 낙찰
동양그룹 가문의 상징 성북동 저택 낙찰
  • 이코노텔링 성태원 편집위원
  • iexlover@hanmail.net
  • 승인 2022.06.08 2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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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전 회장부부 소유주택 105억원에 새 주인 찾아
부도위험 숨긴채 기업어음 등 발행했다 그룹명운 재촉
이양구 창업주의 두 사위가 90년대부터 그룹 분리운영
맞사위 현 회장 '7년 수감'…둘째사위의 제과사업 견실
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이혜경 전 동양그룹 부회장 부부 명의의 성북동 단독주택(사진)이 전날 진행된 서울북부지법 2차 경매에서 105억3200만 원에 낙찰됐다. 사진=지지옥션.

현재현(73) 전 동양그룹 회장 부부 명의의 서울 성북동 자택이 법원경매에서 마침내 새 주인을 찾아 화제다.

한때 촉망받았던 기업인 현재현의 영욕(榮辱)이 함께 깃든 주택이라 그런지 시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낙찰가는 최초 감정가의 83% 선인 105억 원 상당. 지하 2층∼지상 3층에 대지·건축면적 각 1478㎡ 규모인 이 주택은 25년 전인 1997년 12월 말 준공됐다.

8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현 전 회장과 이혜경 전 부회장 부부 명의의 성북동 단독주택이 전날 진행된 서울북부지법 2차 경매에서 105억3200만 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는 126억8709만7200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3일 1차 매각 기일에 응찰자가 없어 최초 감정가보다 20% 낮아진 101억4967만8000원에 2차 입찰 최저가가 형성됐다.

2차 매각 응찰자는 최모 씨 1명이었다. 그는 입찰 최저가보다 약 4억 원 높은 금액을 써내 최종 낙찰받았다. 압류, 가압류 등으로 현재 이 주택에 걸린 등기부상 채권총액은 약 2821억 원에 이른다.

이 주택에 대한 법원경매 개시일은 지난해 1월 말이었다 하지만 1년도 더 지난 최근에야 경매 입찰 절차가 진행됐다. 법원이 2016년 동양그룹 채권자들이 낸 개인파산 신청을 받아들여 현 전 회장에게 파산을 선고하자 현 전 회장이 불복해 항고하면서 경매 절차가 지연됐다는 풀이다.

현 전 회장은 10년 전인 2013년 발생한 소위 동양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7년형을 살았다. 그렇지만 그는 1980~2010년에 걸친 30여 년 동안 한국 재계에서 촉망받던 유명 기업인이기도 했다.

특히 1980년대 금융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선물·벤처투자 등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해 한국 금융산업 선진화에 기여한 점은 높이 평가받았다. 제조업 중심의 동양그룹을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는 평도 들었다.

동양사태는 2013년 9월 동양그룹이 부도 위험성을 숨기고 동양증권을 내세워 1조3000억 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한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일반 투자자 4만여 명이 큰 피해를 입었고 자본시장도 큰 충격을 받았다.

시멘트, 건설, 금융, 제과업 등을 영위하며 한때 한국 재계 10위권에 오르기도 했던 동양그룹은 이 사건을 계기로 해체의 길로 접어들며 자신의 60년 역사(1956~2016년)를 마감했다.

현 전 회장은 지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이 확정돼 지난해 1월 만기 출소했다. 부인 이혜경 전 부회장도 동양사태 후 법원의 강제집행을 피하려고 미술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같은 해 9월 말 징역 2년이 확정됐다.

현재현(73)은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첫째 사위다. 둘째 사위는 담철곤(67) 오리온그룹 회장이다. 딸 둘만 두었던 이 회장은 일찌감치 두 사위를 경영에 참여시켰으며 특히 현재현에게 큰 역할을 많이 맡겼다.

동양그룹 출범(1956년) 후 전반부는 창업주 이양구 회장이 이끌었다. 하지만 1989년 이 회장 작고 이후 부터는 현재현을 중심으로 두 사위가 선장 역할을 나눠 맡았다. 당시 동양그룹의 사위 경영은 재계에 화제를 몰고 다녔다. 이양구 회장도 똑똑한 사위들 자랑 많이 하고 다녔을 것으로 짐작된다.

경기고, 서울 법대 출신의 현재현은 대학 3학년 때 사법고시에 합격한 수재였다. 검사, 변호사를 거쳐 1977년(28세) 처가의 주력 회사였던 동양시멘트 이사가 돼 기업인으로 변신했다.

1981년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3년(34세) 동양시멘트 사장, 1986년 동양증권 회장, 1988년 양회협회 회장, 1989년(40세) 동양그룹 회장, 1993년 금융선물협회 회장, 1993년 한국기원 이사장, 1997년 전경련 부회장, 2009년 전경련 한미재계위원회 위원장, 2011년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다가 2013년(64) 9월 소위 동양사태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화교 집안 출신으로 알려진 담철곤은 서울외국인학교와 미국 조지 워싱턴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25세) 동양시멘트 구매과장으로 입사했다. 1981년 동양제과로 옮긴 그는 구매부장, 사업 담당 상무, 영업담당 부사장 등을 거치며 사업을 익혔다.

1989년(34세) 동양제과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1993년엔 동양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그러다 2001년(46세) 동양제과와 온미디어, 메가박스 등 일부 계열사를 갖고 계열 분리해 오리온그룹을 재탄생시키며 회장직에 올랐다.

이들 두 사람은 1983년 이양구 회장이 고혈압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당시 첫째 사위 현재현 동양시멘트 사장이 사실상 그룹을 이끌다시피 했다. 1989년 이 회장 사망 후 시멘트·금융업은 첫째 사위 현재현에게, 제과업은 둘째 사위 담철곤에게 각각 넘어갔다.

이들 두 사람은 관계가 좋기도 하고 소원하기도 했다. 동양사태 발생 시 현 회장이 분가한 오리온그룹에 도움을 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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