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6:35 (수)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손흥민 득점왕 레이스의 막후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손흥민 득점왕 레이스의 막후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5.25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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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기 열리는 날 뜻밖 리버풀의 ' 역전 우승 ' 가능성에 경쟁자 살라 출전해
부상 불구 후반에 경기 투입 … 두 골 넣은 손흥민과 한 골 기록 살라 공동 득점왕
손흥민 단독 선두 즐긴 시간 10분 남짓…맨시티 역전승으로 리버플도 우승 불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차지한 축구선수 손흥민(30·토트넘). 사진=축구선수 손흥민 페이스북/이코노텔링그래픽팀.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

인간의 무한한 욕심을 표현한 말이다.

지금 내가 그렇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차지하고 금의환향한 손흥민(30·토트넘)을 보면서 서운한 마음이 드니 말이다. 단독 득점왕과 3연속 '10-10'을 아깝게 놓쳤다는 아쉬움이다.

프리미어리그 2021∼22시즌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손흥민은 21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22골)에 한 골 뒤져있었다. 그런데도 역전 득점왕 가능성이 있었다.

첫째, 상대가 꼴찌 노리치시티였다. 더구나 노리치시티는 이미 2부 리그 강등이 확정된 상태였기에 대량 득점을 노릴 만했다.

둘째, 살라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이전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리버풀의 클롭 감독도 득점왕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경기에 무리하게 출전시키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23일 0시(한국 시각) 10경기가 동시에 시작됐다. 마지막 경기는 승부조작을 막기 위해 모든 경기가 동시에 벌어진다. 이날 마지막 경기는 그야말로 멋진 '쇼 타임'이었다.

손흥민은 전반전에 무득점에 그쳤으나 후반 25분, 드디어 22호 골을 넣으며 최소한 공동 득점왕을 확보했다. 그리고 불과 5분 뒤, 소위 '손흥민 존'에서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23호 골을 만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손흥민의 단독 득점왕이 유력해 보였다.

변수가 생겼다. 1위 맨체스터 시티가 아스톤 빌라에게 전반에 먼저 골을 먹었다. 만약 맨시티가 지고, 리버풀이 울버햄튼을 이기면 리버풀의 역전 우승이 가능했다. 마지막 경기는 모든 팀의 스태프와 코치진, 선수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다른 경기 상황까지 파악하기 마련이다.

리버풀도 울버햄튼과 1-1로 비긴 채 후반을 맞았다. 클롭 감독은 후반 13분, 살라를 투입했다. 그때까지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했으니 분명 득점왕 경쟁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아스톤 빌라가 후반 24분, 또 한 골을 넣어 2-0으로 앞서갔다. 리버풀이 이기기만 하면 우승이었다. 그 직후 손흥민이 연속 골을 넣어 득점 경쟁에서 살라를 앞질렀다.

살라에게는 우승과 득점왕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한꺼번에 생긴 셈이었다. 살라는 기회만 생기면 거침없이 슈팅했다. 30여 분 동안 날린 슈팅이 무려 6개였다. 후반 39분, 살라는 기어코 2-1로 앞서는 결승 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단독 선두를 즐긴 시간은 10분 남짓.

모든 경기가 끝났을 때 맨시티는 후반 31분, 33분, 36분, 불과 5분 새에 연속 세 골을 몰아치는 기적으로 역전승하며 우승을 차지했고, 손흥민과 살라는 공동 득점왕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3연속 '10-10'의 대기록을 놓친 게 더 아깝다. 손흥민은 2019∼20시즌 11골 10도움에 이어 20∼21시즌 17골 10도움으로 2연속 '10-10'의 대기록을 세웠다. 올 시즌도 충분히 가능할 줄 알았는데 찰떡궁합인 해리 케인이 변수가 됐다. 케인은 맨시티로의 이적이 불발되자 시즌 초반 태업에 가까운 행동을 보였다. 팀의 공격을 도맡은 손흥민은 자연스레 득점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했다. 그 덕분(?)에 득점왕은 됐으나 도움은 7개에 그쳤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라는 타이틀 자체에 기뻐했고, 흥분했다. 단독 어쩌고는 나의 욕심일 뿐이다. 골든 부트(golden boot)를 안고 귀국한 손흥민에게 무한한 칭송을 보낸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보여줄 그의 활약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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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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