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부진, 원자재 값 급등, 주요국 금리 인상 등 대외여건 감안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춘 반면 소비지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대로 높였다. 사실상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경고다.
KDI는 18일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3.0%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KDI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2.5%보다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3.0%보다는 낮다. 정부(3.1%)와 한국은행(3.0%)보다도 낮다. 한은은 오는 26일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KDI는 1분기 민간소비 부진,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주요국의 금리 인상,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올해 남은 기간에는 설비투자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고 건설투자도 비용 상승으로 부진하겠지만, 민간소비가 방역 조치 해제와 2차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 지원 효과로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2%로 크게 높였다. 지난해 11월 전망치(1.7%)보다 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KDI는 올해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를 배럴당 105달러로 전망했다. 유가 급등 여파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상승 압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내년에는 원유 도입단가가 92달러 정도로 하락하는 등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며 물가 상승세가 완만해져 연간 2.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의 적자 우려와 달리 경상수지는 계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되, 흑자폭은 지난해 759억달러에서 올해 516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전반적으로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회복세를 제약할 위험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원자재 수급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하거나 중국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하고 경제 기초여건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제약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