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0:10 (수)
[이필재의 CEO 스토리]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의 '혁신 신바람'㊤ 시장 1등의 지름길
[이필재의 CEO 스토리]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의 '혁신 신바람'㊤ 시장 1등의 지름길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jelpj@hanmail.net
  • 승인 2022.05.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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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지식에 오감 더해야 생기고 혁신은 기술에 영감 입힐 때 이뤄진다고 역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제조장비 분야의 19개 제품 세계 처음으로 선보여
혁신이 고객 신뢰 만나야 성공한다고 믿어…매출3772억에 영업익 1000억 넘어
코스닥 상장사인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제조장비 분야에서 19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사진(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왼쪽))=주성엔지니어링/이코노텔링그래픽팀.

"혁신이란 지금은 시장에 없는 니즈, 없는 산업을 창출하는 겁니다. 미래의 시장을 앞당겨 눈앞에 실현하는 거죠. 그래서 혁신을 하면 시장 1등이 가능합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글로벌 1위를 하려 창업을 했다고 말한다.

코스닥 상장사인 주성엔지니어링은 실제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제조장비 분야에서 19개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세비배치형 ALD(원자층증착기 2004년), LCD용 PE CVD(화학기상증착장비 2005년)가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됐고, 세비배치형 사이클론 플러스(2006년), 세계 최고 효율의 박막태양전지(2009년)는 대한민국 10대 신기술에 선정됐다. 지금은 한국기술연구원과 손잡고 발전전환효율이 35%인 세계 최고 수준의 미래형 태양전지를 개발한다. 발전전환효율은 태양광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을 가리킨다. 발전전환효율이 높을수록 태양광 패널의 설치 면적을 줄일 수 있다.

황 회장은 "내년까지 탠덤 기술을 적용한 태양전지 장비를 세계 최초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탠덤은 두 개의 태양전지 에너지 흡수대를 하나로 다중접합해 빛의 이용률을 높이는 기술이다.
"발전전환효율 35%의 탠덤 태양전지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겁니다."

그는 태양광 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 20여 년 전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2008년 182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반도체 장비,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태양광 분야를 제3의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지속 기업으로 상징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인구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기술밖에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의 핵심 역량은 한 마디로 혁신이다.

"기술은 지식에 오감을 더해야 생기고 혁신은 이 기술에 영감을 입힐 때 이뤄집니다. 시장에서의 성공은 오직 혁신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어요. 성장이야 모방을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바로 모방을 통한 성장의 본보기죠. 그러나 우리 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모방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부터 혁신에 전력했어요."

구성원의 DNA도 혁신 마인드다. 이들의 명함 뒷면엔 영어로 이렇게 적혀 있다.

'세계 1위 기술, 세계 유일의 혁신'

황 회장은 구성원을 선수라고 호칭했다.

"발상은 세계 최초로, 일은 세계 1등으로 하라고 우리 선수들에게 아침마다 강조합니다. 그런데 혁신 자체는 마음먹으면 할 수 있지만 그 혁신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건 맘대로 안 됩니다."

혁신을 하는 주체는 생산자이지만 해당 혁신을 신뢰하고 받아들이는 당사자는 고객사이기 때문이다.

"혁신을 한 덕에 경쟁사보다 성공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더 많을 뿐이죠. 우리의 혁신이 고객의 신뢰와 만날 때 비로소 시장의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가 창업한 지 4년 만에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개발했을 때의 일이다. 국내에서 만든 건 나사못조차, 반도체 장비엔 쓸 수 없다는 인식이 당시 국내 업계를 지배하다시피했다. 무명의 중소기업 주성이 글로벌 삼성에 납품을 한다는 건 그야말로 언감생심이었다. 황 회장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였다가 경쟁사에 시장을 빼앗긴 미국 회사를 찾아갔다. "우리가 개발한 제품과 당신네 회사의 기술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 회사가 주성의 기술을 평가했다. 마침내 자금을 댔다. 때마침 삼성의 반도체 양산 라인에 그 회사 이름으로 제품을 공급할 기회가 왔다. 그런데 주성의 제품 탓에 높아진 단가가 문제였다. 삼성 측이 "아직은 이 제품을 받을 때가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 달만 시간을 달라고 설득했다. 말미를 얻은 그는 이번엔 다른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제품을 개조했다. 한 달 뒤, 당시 디램 업계에서 가장 필요로 한 고난도의 기술을 현장에서 시연했다. 가장 중요한 공정에서 최선의 결과를 냈다. 그 덕에 생산성이 2~3배 높아졌다. 미국 회사의 이름으로 들어갔지만 단가를 낮춘 게 아니라 성과를 데모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킨 셈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의 R&D 인력 비율은 지속적으로 전체의 3분의 2 수준이다. 특허 수는 2900여 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3772억 원, 영업이익 1026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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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를 썼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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