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0 20:20 (금)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전희철의 '초보 매직'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전희철의 '초보 매직'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5.11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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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부임 첫해에 프로농구 평정 … 서울 SK, 첫 통합우승 이끌어내
기대 했으나 이 정도 일낼 줄 몰라…선수와 일심동체가 우승 원동력
SK 나이츠 전희철 감독(오른쪽)이 부임 첫해에 바로 SK 나이츠를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SK 나이츠/이코노텔링그래픽팀.

지난해 4월, 프로농구 서울 SK의 새 감독으로 전희철 코치가 선임됐을 때 글을 쓴 적이 있다. 그중 일부를 인용해본다.

「1973년생으로 만 48세니까 늦게 감독이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겨우(?) 두 살 위인 문경은 감독 밑에서 10년간 코치 생활을 했으니 그 인내심은 인정해줘야 한다. 내가 농구선수 전희철을 처음 본 것은 농구기자 시절인 1994년경으로 기억한다. 고려대 전희철은 198cm의 장신 포워드로 외곽 슛과 골 밑 플레이에 모두 능한 선수였다. (중략)

전희철은 이미 국가대표였다. 어느 날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경기를 끝낸 그를 인터뷰하러 플로어로 내려갔다. 그런데 슬금슬금 뒷걸음을 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좀 기분이 나빴다. 전희철은 체육관 벽에 등을 기대더니 슬그머니 다리를 벌려 172cm인 내 눈높이에 맞춰주는 것이었다. 이제 스물한 살인 친구가 이렇게 배려하다니. 겉모습과 달리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중략)

감독 한 명 바뀐다고 성적이 당장 달라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하지만 팀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희철 신임 감독은 기본적인 인성에다 오랜 코치 경력까지 더해 선수들과 더욱 끈끈하게 연결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전희철 감독이 부임 첫해에 바로 SK를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SK는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도 안양 KGC를 4승 1패로 꺾고 우승했다. SK의 세 번째 우승이지만 통합우승은 처음이다.

전 감독이 잘하리라고 기대는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10년 동안 코치를 하면서 선수들의 세세한 부분까지 파악한 전 감독은 특유의 배려심으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SK는 팀의 주축인 가드 김선형을 비롯해 포워드 최준용과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 등을 앞세워 빠른 농구로 상위권을 지켜왔다. 하지만, 2%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으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전희철 감독이 메워준 것이다.

우승 기자회견장에서 나타난 선수들의 행동은 전 감독의 리더십을 잘 보여준 사례다. 감독 첫해에 통합우승을 이끈 전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흘렸다. 인터뷰가 좀 길어진다 싶을 때 SK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샴페인을 한 병씩 손에 든 선수들은 전 감독에게 샴페인을 퍼붓기 시작했다. 다소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축제로 변했고, 전 감독은 활짝 웃으며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샴페인에 흠뻑 젖은 전 감독은 "선수들이 이래도 선은 딱 지킨다"라며 "이런 분위기가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예상했던 대로 전희철 감독과 선수들은 끈끈하게 하나가 되었다. 그것이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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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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