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이런 그림도 그릴줄 아는가. 나는 처음 알았다. 5월 들어서도 멈추지 않았던 미세먼지가 지난 25일 오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홀연히 물러가자 서울 하늘이 ‘천지창조’를 했다. 해거름이 마지막 안간힘을 쓸 무렵 서울 올림픽 대교의 가로등이 들어왔고 한강은 더욱 푸른 빛을 띠었다. 사진만 보면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따로 없었다.
저 강 건너 보이는 가로수의 실루엣이 엄숙한 그림의 조연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한 낮의 폭염을 걱정하던 기자에게 한 폭의 그림을 연출한 서울이 고맙기까지 했다. 고층건물과 북새통 차량으로 스스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간간히 이런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조화는 어디서 나오는가. 자연의 섭리를 가려내지 못하는 우리네 생각으로 미치지 못할 뿐이다. 아무튼 이런 멋진 그림을 그린 서울에 27일 비소식이 있다. 뜻밖의 더위도 물리치고 미세먼지도 날리는 ‘일석이조’의 비구름 낭보이다. <글·사진= 김승희 이코노텔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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