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등 자금 관리하고 각 현금의 수납및 지급
2금고 운영하던 우리은행은 107년 만에 손떼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규모가 큰, 연간 48조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과 기금을 관리한 금고지기(시금고 은행)에 신한은행이 최종 낙점됐다.
서울시는 14일 열린 '서울시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에서 신한은행을 1·2금고 사업 시행자로 최종 선정했다. 서울시 1·2금고 가운데 1금고만 맡고 있던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모두 맡게 된 것이다.
서울시 금고는 일제 강점기인 1915년 우리은행 전신인 조선상업은행이 금고 약정을 맺은 뒤 우리은행이 줄곧 관리해왔다. 2019년부터 일반·특별 회계를 관리하는 1금고를 신한은행이, 기금을 관리하는 2금고는 우리은행이 각각 맡아왔다. 이번에 신한은행이 1·2금고를 독식하면서 우리은행은 107년 만에 서울시 금고지기 자리를 내어주게 됐다.
금융계에 따르면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신한은행이 더 매력적인 출연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사업과 주민 편의사업 등 협력사업도 규모 및 비용 측면에서 더 적극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이미 1금고를 맡고 있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금고와 같은 은행이 2금고로 선정될 경우 전산망 연계 등 편의성이 증대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2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은 서울 시내 점포망의 강점과 장기간 축적된 서울시 금고 운영 노하우, 검증된 성과 등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출연금 등에서 무리한 경쟁에 나서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도 신청서를 냈는데 탈락했다.
서울시 금고 운영 시작은 일제 강점기인 19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성부 금고 당시부터 2018년까지 100년 넘게 서울시 금고는 우리은행이 독점해왔다. 2018년 서울시가 단일 금고에서 복수 금고 체제로 개편하면서 1금고와 2금고 중 신한은행이 1금고를 맡게 됐다.
서울시 금고 계약은 4년마다 경신된다. 신한은행이 1금고를 맡기 시작한 이래 첫 경신 계약에서 1금고와 2금고를 모두 맡게 된 것이다. 신한은행은 2023년 1월1일부터 2026년 12월31일까지 4년간 서울시 금고를 모두 관리하게 된다.
서울시 예산과 기금 등 자금을 관리하고 각종 세입금 수납 및 세출금 지급, 세입세출외현금의 수납 및 지급 등을 맡는다. 서울시 예산은 올해 기준 47조7000억원으로 전국 시금고 가운데 최대다. 그 중 1금고가 44조2000억원, 2금고가 3조500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