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9:30 (목)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키움 '파행 운영'의 끝은?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 키움 '파행 운영'의 끝은?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4.14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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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운영 자금 마련하느라 주요 선수 현금 트레이드 다반사
지난12일 스카이돔 관중774명…40년 프로야구역사의 치욕
역대 최소 관중 기록 갱신 중…전체 프로야구의 질 떨어뜨려
현대 유니콘스 매각과정 KBO 무리수가 선수와 팬 피해 불러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의 관중 수는 774명으로 역대 최소 관중이었다. 사진,자료=키움 히어로즈/이코노텔링그래픽팀.

774. 이 숫자는 아마도 한국 프로야구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다.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 경기가 열린 고척 스카이돔의 관중 수다. 역대 최소 관중이다. 13일에도 893명이었다. 연일 1,000명 이하의 관중은 과연 프로야구가 인기 스포츠인가 의심해야 할 문제다.

더구나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제약을 받다가 관중 100%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숫자여서 그 충격이 더 크다.

팀 자체로만 보면 키움은 매우 매력 있는 팀이다. 흔히 두산을 '화수분 야구'라고 부르나 진짜 화수분은 키움이다. 두산은 매년 자유계약선수(FA)를 뺏기는 정도지만, 키움은 FA는 물론이고 수시로 현금 트레이드로 주요 선수를 내주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 중위권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구단주부터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열심히 뛰는 선수들이 존경스러울 정도다. 키움은 탄생부터 문제를 안고 있는 구단이다. 2006년 말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 위기에 놓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인수 기업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2007년 1월 당시 신상우 총재가 농협이 현대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무단계의 구체적 합의가 없는 상태였다. 정치인 총재의 성급한 정치적 발표는 오히려 매각을 어렵게 했다. 8월에는 STX와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가 역시 무산됐다. 12월에는 KT와 구체적인 합의까지 한 뒤 발표했다. 이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기존 구단들의 반대가 심했다. 서울 연고 구단인 LG와 두산은 서울 진입 조건으로 거액을 요구했다. KT는 철회했고, 결국 7년 후인 2014년 10 구단이 된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지만, 이때 KT가 현대를 인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BO 기금으로 현대를 유지하던 KBO는 2008년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라는 회사가 현대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장석 대표가 운영하던 투자회사였다.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KBO는 기금 납입을 외상으로 해주는 등 온갖 특혜를 베풀었다. 당시 기자들이 "쓰레기 차 피하려다 똥차에 치였다"라는 속된 표현을 썼을 정도다.

이장석 대표를 만났다. 투자회사 운영자답게 네이밍 스폰서를 도입하는 등 청사진을 보여줬다. 사기꾼은 아니라는 확신은 들었으나 과연 프로야구 구단주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네이밍 스폰서에 따라 우리 히어로즈-넥센-키움으로 이름이 바뀌고, 선수 현금 트레이드로 운영 자금을 마련했다. 생각보다는 잘 꾸려갔으나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나왔다. 이장석 대표는 배임, 횡령 등으로 징역을 살고 있고, 세 차례 음주운전을 한 강정호의 복귀를 추진하는 등 문제의 중심에 있다. 수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성적을 올리면서도 가장 인기 없는 구단이 된 배경이다.

키움의 문제는 전체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KBO가 과연 결자해지할 능력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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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1986년 중앙일보 입사. 사회부-경제부 거쳐 93년 3월부터 체육부 기자 시작. 축구-야구-농구-배구 등 주요 종목 취재를 했으며 93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98년 프랑스 월드컵,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 월드컵,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을 현장 취재했다. 중앙일보 체육부장 시절 '이길용 체육기자상'을 수상했으며Jtbc 초대 문화스포츠부장을 거쳐 2013년 중앙북스 상무로 퇴직했다. 현재 1인 출판사 'LiSa' 대표이며 저서로 부부에세이 '느림보 토끼와 함께 살기'와 소설 '파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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