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여파 상승분 절반이 휘발유 값 차지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또다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전반적으로 물가가 오른 것으로 5월 초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지난 2월과 비교해도 1.2% 올라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률을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심화로 나타났다. 특히 전월 대비 상승분의 절반은 휘발유 가격이 차지했다. 3월 에너지 물가는 전달보다 11%,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급등했다. 밀 등 주요 곡물과 비료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두 나라가 전쟁을 치르면서 식료품 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8.8%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물가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움직임도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5월 초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빅스텝이 올해 한두 차례 더 있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름값이 급등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환경오염 문제로 여름철 판매를 금지했던 고엔탄올 함유 휘발유를 한시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물가잡기에 나섰다. 미국은 그동안 공해 유발을 염려해 여름에는 에탄올 함량을 낮췄는데 휘발유에 옥수수에서 추출한 에탄올 함량을 15%로 높이는 긴급 명령을 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