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원료로 기능성 화장품 만드는 제너럴바이오 창업 수출상품화에 성공
2020년 美비즈니스 잡지 '리얼리더스'가 뽑는 ' 세계 리더 100인 '에 들어

"제너럴바이오는 사회적 가치의 추구와 혁신을 통한 이익 창출을 병행하려 합니다.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내는 한편 이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한번 제시해 보고 싶어요."
서정훈 제너럴바이오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다른 사회적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이들 기업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꾸준히 해 보겠다"고 나와의 인터뷰 때 밝혔다.
"건강한 사회적기업을 이끄는 젊은 기업가들과 만날 때마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우리도 매출액 1조원을 달성해 보자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후발 사회적기업들을 키우는 데 주력할 수 있어요."
2007년 그가 창업한 제너럴바이오는 사회적기업이다. 공장은 전북 완주군에 있다. 2014년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2014년·2016년 고용노동부 강소기업에 선정된 이 회사는 2020년 '5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전년도의 '300만불 수출의 탑' 수상에 이은 2년 연속 수상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와 시민들의 인식이 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적기업도 혁신과 동반성장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요."
'중견' 기업 제너럴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기능성 고부가가치 소재로 피부 보호 등의 기능을 하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등을 생산한다. 이 두 품목이 각각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구성원의 20%가 전문 연구원이다.
제너럴바이오는 'B Corp(Benefit Corporation)' 인증 사회적기업 2017 글로벌 Top10 기업이다. 2015년엔 국내에 100위권 기업도 없었다.
"지역에서 나는 원료를 사들여 제품을 개발한 후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 내다판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벌어 지역 사람을 고용하고 지역 복지시설에 기부도 하거든요. 이런 선순환 구조가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죠."
그는 2018년 2000번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 기부한 사람들이다.
"저의 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는데 뭔가 기억할 만한 것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사회적기업가도 잘 벌어 남을 돕는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아들은 LG전자 엔지니어였던 그를 연고지도 아닌 전북 완주로 이끌었다. 제너럴바이오 창업 전 그는 일중독자로 사느라 아이가 천식으로 고생하는 걸 몰랐다. 가족들과 완주에 내려가 어느 날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을 본 순간 그는 완주에의 정착을 결심했다.
서 대표는 평소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한다.
"워라밸이 중시되는 시류에 맞춰 연구원들은 일을 줄였습니다. 저는 더 늘렸고요."
회사가 성장하고 전문화된 인력이 합류하면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회사의 방향성과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단적으로 '내 일만 잘하면 되지 내가 왜 멘토링을 맡아 남을 배려해야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일종의 성장통이었다. 멘토링을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는 등 사회적 약자 구성원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부분은 동화됐다. 그러나 이런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회사를 떠난 임원도 있다.
2015년 서 대표는 공정다단계 유통회사 지쿱을 창업했다. 지쿱의 리더 회원들과 지쿠퍼재단도 설립했다. 공익재단으로 후발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등 사회적 경제를 위한 협업을 벌이는 게 목적이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목적인 사회적기업의 구성원들이 비영리 활동을 하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이익 창출의 리더들과 함께 사재를 털어 공익재단을 만들어 더 전문적으로 이 일을 실행하게 됐죠."
서 대표는 소명감을 느낄 때 비로소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소명이라는 말에 꽂힌 건 스펜서 존스 박사가 쓴 책 <선물(Present)>을 접하고서다. 그는 현재라는 선물을 선용하려면 소명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기업도 세련되게 영리를 추구하고, 이익을 창출할 만큼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장애인·취약계층 직원과 일반 직원들을 잘 아울러 서로 협력하게 만들려면 오너가 굳건한 의지와 나름의 철학이 있어야 하죠. 치열하게 사느라 문득 힘들고 외로울 때 '잘 살려면 소명감이 필요하다'는 말이 저를 다독이고 다시 단단하게 만듭니다."
서 대표는 2020년 미국 비즈니스 잡지 '리얼리더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100인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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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 를 썼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