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부회장, GOS 서비스 논란에 "고객 마음 못 헤아려" 사과
사내이사 4인의 선임과 재무제표 승인 등 주총 안건은 모두의결

500만 명이 넘는 개인 투자자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주총회가 16일 예년보다 많은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주총장에는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지난해(900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16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방역을 고려해 비대면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처럼 사전 전자투표를 진행하고 온라인 생중계를 병행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주주총회 사상 최대 인원이 주총장을 찾았다. 백발 노인부터 교복을 입고 온 청소년, 부모님과 함께 온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모습의 주주들이 눈에 띄었다.
의안 상정에 앞서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나와 경영현황을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말 세트 사업을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DX부문은 고객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지속 성장하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 부회장은 로봇과 메타버스 등을 신성장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고사양 게임 시 스마트폰의 과열을 막기 위해 갤럭시S22의 화면 해상도를 강제로 저하시키는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에 대해 "고객 여러분의 마음을 처음부터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주총장에서 주주들은 주가 부진 해결책으로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거나 반도체 초격차 경쟁력 유지를 위한 구체적 대응책을 주문하는 등 송곳 질문과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해 9만원대까지 오른 삼성전자 주가가 30% 넘게 하락했는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달라" "노태문 MX사업부장은 GOS 논란에 대해 삼성 팬들에게 합리적인 납득을 주지 못했다" "삼성의 주인은 주주인데 삼성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과도하다"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5나노 이하 선단 공정의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이 낮다는 주주의 지적에 대해 경계현 DS부문장은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복잡도가 증가해 초기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시간이 소요됐지만, 점진적 개선으로 안정화되고 있다"며 "라인 운영 최적화와 공정 개선으로 수익성과 공급 물량 두 가지를 동시에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에 시작해 3시간만인 정오쯤 끝났다. 국민연금이 경계현 사장 등 일부 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지만, 경 사장 등 사내이사 4인의 선임 안건을 비롯해 사외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등 전체 주총 안건이 모두 의결됐다.
삼성전자는 주주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이벤트를 마련했다. 행사 시작 전 여러 나라 출신의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주주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달하며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환영 영상을 방영했다. 주총장 로비에 MZ세대 젊은 주주들의 취향에 맞춰 '주주총회 포토존'과 삼성에 바라는 점 등을 메시지로 작성해 부착하는 '응원메시지 월'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