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인 KB국민의 이자수익 7조7200억원 넘어
금감원"잠재 부실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 확대"주문

지난해 국내 은행들이 이자로만 46조원을 벌어들이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전반이 어려워진 가운데 은행 대출이 급증하고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이 특수를 누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이 16일 공개한 국내 은행의 2021년 영업실적에 따르면 20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20년보다 4조8000억원(39.4%) 증가한 16조9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은행의 이자이익 증가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의 전환권 행사 관련 이익(1조8000억원)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19개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조8000억원(24.1%) 늘어난 14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은행들의 수익은 특히 이자이익 위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업계 1위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이자로만 7조7200억원 넘게 벌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각각 6조원 안팎의 이자수익을 냈다. 이들 4대 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26조원 규모다.

은행권 전체 이자이익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46조원에 이르렀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 확대가 이자이익을 증대시켰다. 순이자마진(NIM)은 1.45%로 전년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잔액 기준 예대금리(예금·대출금리) 차이는 1.81%로 1년 전보다 0.03%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7조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산업은행을 제외하면 4조4000억원으로 1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외환·파생 분야 이익이 전년보다 줄고, 금리상승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도 축소된 결과다.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에게 잠재부실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 확대를 주문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잠재부실의 현재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