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포츠 관람 절반으로 줄어…대인 신뢰도 최저
집 머무는 시간 많아져 몸은 살쪄…미세먼지는 개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회적 고립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과 스포츠 관람 등 여가활동은 코로나 사태 이전의 절반으로 급감했고, 사람과 사람 사이 신뢰도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2021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27.7%)보다 6.4%포인트 상승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만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주변에 도움 받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9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연령이 많을수록 심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60대 이상의 경우 10명 중 4명(41.6%)은 위급할 때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31.6%)보다 남성(36.6%)의 고립도가 더 높았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사회적 고립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대인 신뢰도(개인이 일반적인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신뢰도)는 50.3%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대인 신뢰도는 2015∼2019년 조사에서 65% 안팎을 유지했는데 코로나 사태로 대인 관계가 단절되고 감염 위험이 급격히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외부 여가생활이 줄면서 삶의 질도 하락했다. 2020년 1인당 국내 여행 일수는 5.81일로 2019년(10.01일)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공연과 스포츠 경기가 중단되고 관람 인원이 제한된 결과 지난해 문화예술·스포츠 관람 횟수도 평균 4.5회에 그쳤다. 이 또한 코로나 사태 이전(8.4회)의 절반에 머물렀다.
야외활동이 줄고 재택근무와 원격학습 등으로 집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국민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비만율이 악화했다. 비만율은 2001년 29.2%에서 2005년 31.3%, 2015년 33.2%로 상승하는 추세인데, 특히 2020년에는 비만율이 38.3%로 급등했다.
다만 차량 이동이 줄면서 미세먼지 농도 등 공기 질은 좋아졌다. 미세먼지 농도는 2019년 ㎥당 24㎍(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에서 2020년 19㎍으로 낮아졌다. 평균 통근시간도 2015년 31.2분에서 2020년 30.8분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