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거래소 거래중단 … 中금속업체는 사재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원료인 니켈 가격이 이틀 사이 235% 폭등하면서 거래가 중단되는 상태가 발생했다. 니켈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하나인 양극재의 주원료다.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니켈 가격은 장중 한때 111% 급등하며 사상 최고 가격인 t당 10만136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LME는 하루 동안 니켈 거래를 중단하고, 거래 정지 전후로 이뤄진 니켈 계약을 조정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지난 4일 t당 2만8700달러였던 니켈 가격은 7일 4만220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7% 상승했다. 이어 8일 1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이틀 사이 235% 폭등한 것으로 수급 요인보다 투기적 포지션 영향이 큰 것으로 LME가 판단한 것이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르다 지난달 말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니켈 가격이 급등한 것은 세계 니켈 공급량의 10%를 생산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미국·유럽 등 서방 국가들의 제재를 받자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국 최대 스테인리스스틸·니켈 생산 업체인 칭산그룹이 최근 니켈을 대량 사들인 것도 가격 급등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칭산그룹이 공매도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니켈을 대량 구매해 가격이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칭산그룹이 지난해 니켈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해 니켈을 공매도 해왔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더 이상 못 버티고 숏커버링(공매도 상환)을 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에 칭산그룹이 매도 포지션 청산에 필요한 니켈 현물을 사들이자 그렇지 않아도 급등하던 니켈 가격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니켈 가격의 이상 급등 여파가 지속되자 LME는 니켈 거래 중단을 주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도 자국 시장에서 니켈 가격이 3거래일 연속 상승한 10일 니켈 거래를 중단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선물 중개업체들에 고객들이 니켈 선물 매도 포지션을 얼마나 보유했는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