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대국 러시아는 시장서 배제되고 우크라는 전쟁터로
남미가 밀 재배 변적 늘려 왔으나 지금은 산림 훼손 부담
골드만삭스 "1972년 후 가장 심각한 공급위기로 가는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양국의 밀 수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세계적으로 밀 재배면적을 늘리기도 어려워 밀 공급 위기가 우려된다고 경제 전문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위험관리·거래 중개업체인 'IKON 코모디티스'의 올레 후에이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서방 국가들이 밀 재배 지역을 늘리기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후에이 CEO는 "러시아와 남미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밀 재배를 늘려온 지역이지만, 러시아는 이제 사실상 시장에서 배제됐고 남미지역은 재배면적을 확대하려면 산림을 훼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대풍을 기록한 호주도 증산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장에 공급되는 밀의 25%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세계 밀 시장이 1972년 가뭄이 초래한 '소련발 곡물파동'(Great Grain Robbery) 이후 가장 심각한 공급 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도 밀 생산량을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밀 재배면적이 이미 역대 최대치에 근접했고, 비료 가격도 너무 올라 추가 경작지를 확보하기 힘든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농산물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밀, 쌀, 옥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폭등했다. 실제로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은 부셸당 11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는 연초보다 50% 넘게 상승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