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농업기구, 설탕 등 2020년 5월~지난달 평균 49% 상승 분석

식품 가격 상승이 올해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등 곡물 가격이 급변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형국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지난해부터 시작된 식품 가격 상승세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WSJ은 특히 저소득국가들이 받는 타격이 클 것으로 진단했다.
극빈국일수록 가계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 즉 엥겔계수가 50%에 이를 정도로 높기 때문에 식품 가격 상승이 경기 회복에 미치는 악영향이 선진국보다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식품 가격은 평균 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식물성 기름 가격은 140% 폭등했고, 설탕 가격도 66% 급등했다. 이러한 식품 가격 급등세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미국에서 나타난 가뭄으로 옥수수와 커피, 설탕, 밀 수확이 줄어든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겹친 결과라고 WSJ은 분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비료 가격의 오름세로 이어진 것도 식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 세계은행은 지난달 식품 가격 상승세 등의 영향을 반영해 올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3%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두 자릿수의 식품 가격 상승률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5.5%에 못 미치는 4.1%로 전망했다.
WSJ은 코로나19 사태 초반의 식품 가격 상승세는 중국의 수요 증가가 견인한 데 비해 지난해에는 주요 생산지의 기상악화로 인한 작황 부진이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WSJ은 올해 작황이 개선되고 공급망도 회복될 것으로 보여 식품 가격 상승세가 지난해보다는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밀의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수출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서방 국가의 제재로 러시아 수출이 영향을 받거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 항구가 타격을 받으면 가격이 급변동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