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치솟자 감시 강화 …일각"물가 상승의 책임 업체에 떠 넘기려나"우려
오는 23일부터 치킨, 햄버거 등 주요 외식 품목의 브랜드별 가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된다. 가격 정보는 매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운영하는 '더(The) 외식' 및 농산물 유통정보(KAMIS)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외식 물가가 치솟자 정부가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시장 감시에 나선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3일부터 12개 외식 품목의 프랜차이즈별 가격과 등락률을 매주 공표하기로 했다. 공개 대상 품목은 죽, 김밥, 햄버거, 치킨, 떡볶이, 피자, 커피, 짜장면, 삼겹살, 돼지갈비, 갈비탕, 설렁탕으로 12개다. 모든 음식점이 가격 공표 대상은 아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가운데 상위 업체의 주요 메뉴 가격을 공개한다. 예를 들어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10곳을 선정해 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등 서너 개 대표 메뉴의 가격을 공개한다.
정부 관계자는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하되, 삼겹살 등 가맹점 수가 많지 않은 품목은 가맹점 수가 100개 미만이어도 매출액 등을 토대로 상위 업체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소비자원은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비빔밥·삼겹살·냉면 등 8개 외식 품목의 지역별 평균 가격을 월별로 공개하고 있다. 통계청도 소비자물가조사를 통해 매달 외식물가 지수를 공개한다. 이들 통계가 외식 품목의 평균 가격동향을 보여준다면, aT가 제공할 정보는 개별 브랜드 가격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경쟁업체의 외식 가격과 전주 대비 등락률을 한 곳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되면 외식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신중해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는 눈치다. 반면 업체별 가격 정보가 이미 공개돼 있고 소비자들도 이를 알고 구매하는 마당에 '외식 가격 공표제'가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정부가 물가 상승의 책임을 업체들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