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5 19:40 (토)
[이필재의 CEO 스토리] 박태훈 왓챠 대표㊦구독경제를 진화하라
[이필재의 CEO 스토리] 박태훈 왓챠 대표㊦구독경제를 진화하라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jelpj@hanmail.net
  • 승인 2022.02.1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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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별로 커스텀마이즈된 맞춤 콘텐츠와 이용 경험을 제공하는 인프라 구축
콘텐츠 골라 보게 하는 서비스 한계…'마니아 세상' 만드는 플랫폼이 생존력
왓챠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양질의 데이터와 개인화된 추천의 기술이다/이코노텔링그래픽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 애플TV+ 등도 한국 시장에 진입했다. 바햐흐로 OTT(Over The Top) 전국시대다. 이 글로벌 플레이어들 틈에서 왓챠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열 살배기 왓챠의 일관된 입장은 개인화된 서비스의 경쟁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넷플릭스는 개인화로 나아가다 매스(mass)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 온라인 유료 방송국이라고 할 수 있죠. 전략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으로 바꿨습니다. 반면 왓챠의 비전은 문화 콘텐츠 분야에서 시작해 모든 서비스를 개인화하는 겁니다."

그는 왓챠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양질의 데이터와 개인화된 추천의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급성장한 스타트업 왓챠는 관료주의 같은 대기업 병을 경계한다. 금요일이면 전 구성원이 모여 회사의 비전·방향성과 각 팀의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또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해 전 구성원이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당사자의 직급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의견 자체의 가치가 판단의 기준이 되도록 하려는 게 목적이다.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나이를 모르는 채 대화할 때도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면 연장자든 아니든 말씨를 달리할 필요가 없죠."

왓챠 같은 구독 서비스는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을 판매한다. 구독 서비스로 팔 수 있는 상품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선 왓챠처럼 스트리밍을 통해 영상·음악 등을 감상만 하는 말 그대로 경험재가 있다. 전통적으로는 신문·우유 등의 상품이 있다. 이들 상품은 판매와 동시에 소비자에게 귀속된다. 구매자는 이들을 배달 받은 후 소유하게 된다. 그러나 자동차·정수기처럼 대여해 주는 상품도 있다. 대여료를 지불하면 고가의 그림도 2~3개월 주기로 번갈아 집에 걸 수 있고, 22가지 모델의 포르쉐를 매일 골라서 탈 수도 있다. 이른바 구독 경제는 코로나 블루에 올라탄 왓챠 등의 OTT(Over The Top) 서비스 말고도 지금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월 구독료를 내고 국내의 위메프 W카페에선 아메리카노를 무제한 마실 수 있다. 미국에서는 뉴욕 맨해튼의 술집 수백 곳을 돌며 매일 칵테일을 한 잔씩 마실 수도 있다. 제품의 판매를 반복적인 서비스의 제공으로 전환한 비즈니스 모델이 지구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구독 경제 덕에 소비자는 구매자에서 구독자로 지위가 바뀌었고, 서비스의 형태는 정기 배송, 무제한 이용, 장기 렌탈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품을 소유하던 시대에서 경험을 구독하는 시대로 소비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독 서비스 모델을 비즈니스에 도입할 때 경계할 것이 있다. 고객이 구독 서비스를 전통적인 재화의 구매처럼 인식하는 경향이다. 왓챠를 예로 들면, 고객이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나 드라마가 서비스되는 것을 알고 왓챠에 가입해 결제를 한 후 해당 콘텐츠만 보고 왓챠를 떠나는 것이다. 이런 고객이 다수라면 구독 서비스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박태훈 대표는 그래서 해당 콘텐츠 자체가 충분히 매력적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구독 플랫폼은 말하자면 구독이라는 서비스의 매력을 고객에게 충분히 어필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왓챠의 강점이랄까 핵심 역량은 고객별로 커스텀마이즈된 맞춤 콘텐츠와 이용 경험을 제공한다는 겁니다. 그 인프라가 바로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최적화된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이에요. 그 덕에 우리는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죠."

소수가 좋아하는 콘텐츠나 비인기 콘텐츠라 하더라도 그 소수나 마니아에게 제대로 추천하고, 이런 일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럴 때 구독 서비스의 주체로서도 비로소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제대로 절감해 줄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의 대대적인 절약은 과거 이 세상에 없던 가치다.

애플의 변신은 구독 경제의 한 이정표다. 과거 18년간 효자 상품이었던 콘텐츠 판매 애플리케이션 아이튠스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애플은 애플 뮤직, 애플 TV 등 구독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1976년 차고에서 창업할 당시 애플은 컴퓨터를 만들었고 회사 이름도 애플 컴퓨터 컴퍼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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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이코노텔링 이필재 편집위원 ■ 중앙일보 경제부를 거쳐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월간중앙 경제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ㆍ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이코노미스트 인터뷰 전문기자 등을 지냈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에게 배워라-대한민국 최고경영자들이 말하는 경영 트렌드>, <CEO를 신화로 만든 운명의 한 문장>, <아홉 경영구루에게 묻다>, <CEO 브랜딩>, <한국의 CEO는 무엇으로 사는가>(공저) 등 다섯 권의 CEO 관련서 를 썼다.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국잡지교육원에서 기자 및 기자 지망생을 가르친다. 기자협회보 편집인,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이사로 있었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초빙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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