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6:35 (금)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벤투 감독 '절반의 성공'
[손장환의 스포츠 史說]벤투 감독 '절반의 성공'
  • 이코노텔링 손장환 편집위원
  • inheri2012@gmail.com
  • 승인 2022.02.03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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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축구 10연속 진출 쾌거 … '빌드업' 공격스타일도 점차 안정세
이란에 뒤진 ' 2위 확보 '는 아직 아시아서도 ' 최정상 ' 자리 매김 못해
본선서 벤투 영입의 성공 판가름…'해외 16강' 넘는 기록 나올지 주목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왼쪽)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아닌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사진=KFA/이코노텔링그래픽팀.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왼쪽)의 목표는 월드컵 본선 진출이 아닌 본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사진=KFA/이코노텔링그래픽팀.

한국 축구 대표팀이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2일(한국시간) 시리아를 2-0으로 꺾고 6승 2무(승점 20)를 기록, 최소한 조 2위를 확보함으로써 남은 두 게임 결과와 상관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일단'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성공을 축하한다. '일단'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아직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한때 벤투 감독의 능력을 의심했던 사람으로서 이제는 능력을 인정한다. 2년이 넘도록 자기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3년이 지나면서 비로소 실력이 나오고 있다.

후방에서부터 패스를 통해 서서히 공격으로 전환하는 '빌드업'이 과연 우리에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마치 남의 옷을 입은 듯이 어색했으나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안정을 찾았다. 이번 레바논, 시리아와의 중동 원정 2연전이 그 증거다.

대표팀의 주축이자 공격의 핵인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큰 수확이다. 한국 축구는 선수 개인 기량에 따라 경기력이 많이 달라진다. 어떤 선수가 들어가도 비슷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일본 축구를 부러워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벤투 감독이 뚝심 있게 밀어붙여 어느 정도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축구를 만들었다. 히딩크 감독 때처럼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그것이 외국인 감독을 초빙하는 이유다.

다시 '일단'에 주목해보자. 월드컵 본선 진출은 그 자체로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수식어는 벤투 감독의 몫이 아니다. 본선에 진출시킨 국내 감독도 많았다는 말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도 여유 있게 본선 진출을 확정하는 바람에 '차범근 대통령' 소리까지 나왔으나 본선 성적은 이미 아는 바다. 벤투 감독의 목표는 본선 진출이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위다. 남은 경기에서 이란을 꺾고 1위가 될 가능성은 있으나 아시아권에서도 최정상은 아니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과 남미 팀을 만나서도 빌드업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탈락한 한국의 홍명보 감독이 "좋은 경험했다"라고 했을 때 당시 이영표 해설위원의 말이 생각난다.

"월드컵은 경험하는 무대가 아니라 실력을 증명하는 무대입니다."

벤투 감독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개최국 프리미엄이긴 했어도 한국은 이미 4강을 경험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국내 감독(허정무)으로 원정 16강도 경험했다. 벤투는 본선 성적으로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 그래서 벤투 감독은 아직 '절반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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