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에너지 가격 급등에 무역적자는 49억달러 늘어

1월 수출이 코로나19 확산에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역대 1월 중 최고 실적을 냈다. 하지만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무역적자도 크게 늘었다. 1월 중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48억9000만달러 적자로 2008년 1월(-40억4000만달러) 이후 1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55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15.2% 증가했다. 수입은 602억1000만달러로 35.5% 늘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그만큼 우리나라 무역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산업부는 "동절기 에너지 수요가 많은데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해 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며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프랑스도 큰 폭의 적자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호조에 동반한 수입수요 확대로 반도체 등 중간재 수입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재고 확보 노력에 따른 수입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1월 중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9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1월(68억9000만달러)대비 90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이는 1월 무역수지 적자(48억9000만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최근 무역적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어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위기와는 구조적 차이가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1월 수출액이 500억달러를 돌파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기존 1월 수출액 최고치는 2018년 1월 492억달러였다.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24.2%), 석유화학(40%), 일반기계(14.1%) 등이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인 가운데 석유제품과 철강 수출이 각각 88.4%, 50.1% 늘어나며 수출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이 13.1% 증가했고, 미국 수출은 1.6% 늘었다. 아세안(ASEAN)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각각 28.9%, 13.3%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아세안 수출은 역대 1월 중 가장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