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미국의 같은 달 물가상승률도 7.0%로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로 번지는 모습이다.
BBC와 스카이뉴스 등 영국 방송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5.4% 올랐다고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1992년 3월(7.1%)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기·가스요금이 오르는 가운데 식품, 가구, 의류가격이 뛰었고 외식비도 상승했다. 특히 식품가격 상승률이 8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의류도 4년 반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영국 방송들과 중앙은행은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카이뉴스는 4월에 에너지요금 상한이 올라가면서 수백만 가구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50%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봄에 6%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7%대 물가상승률 전망도 나온다.
BBC는 가을에 에너지요금 상한이 또 올라가면서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에 계속 머물 것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물가상승의 영향을 받아 영국은 지난해 11월 실질임금이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일손이 부족해 임금이 상승하고 있지만 물가도 빠르게 올라서다.
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영란은행의 금리인상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현재 연 0.25%인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