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값은 3년사이 t당 1300달러로 세 배 가까이 급등해
인도네시아가 팜유 국제가격 상승으로 자국 내 식용유 가격이 40% 이상 치솟자 팜유 수출을 허가제로 전환했다. 내수시장 수급 차질을 이유로 석탄 수출 금지령을 내린 데 이어 팜유 수출까지 사실상 통제하는 것으로 국제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안타라통신 등 외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무하맛 룻피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24일부터 팜유 수출에 관한 새로운 규제를 시행한다"며 "팜유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공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파악하고자 한다"고 팜유 수출 허가제 조치의 배경을 밝혔다.
그동안 팜유 생산·수출업자들은 세관에 신고만 하면 됐다. 하지만 이번 규제에 따라 팜유 업자들은 앞으로 6개월 동안 팜유를 국내에 얼마나 공급할지 계획과 계약서를 별도로 제출해야 당국의 수출허가 서류를 받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에 대한 사실상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 것은 자국 국민들이 나시고랭(볶음밥), 미고랭(볶음면) 등 볶거나 튀긴 음식을 선호해 식용유 가격 동향은 민심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석탄과 달리 팜유 업자들의 내수 공급 최소한도를 정하지는 않았다. 팜유 수출 허가제는 일단 6개월 동안 시행될 예정이다.
팜유 수출 허가제와 함께 인도네시아 정부는 19일부터 식용유를 리터당 1만4000루피아(1171원)에 판매하는 보조금 제도를 시행했다. 당국은 식용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6개월 동안 식용유 15억 리터에 7조5000억 루피아(6247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해 가격을 리터당 1만4000루피아(1171원)에 맞추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팜유 수출 부담금 재원을 식용유 가격 보조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렇게 나선 것은 급등한 식용유 가격을 낮추고 내수 공급을 우선하기 위해서다. 식용유 가격 상승은 지난해 팜유 국제가격 상승과 맞물려 발생했다. 팜유 국제가격은 2018년 말 t당 500달러대에서 지난해 1300달러가 넘는 등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국제 석탄 가격이 치솟자 석탄업자들이 내수 공급의무(생산량의 25%)를 어기고 수출하는 바람에 국내 석탄발전소의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자 올해 1월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