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과 이에 맞선 구매운동으로 소비자 양분되는 양상까지 번지자 수습 나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멸공'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거듭 수습하고 나섰다. 정치권으로 번진 멸공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노동조합이 자중을 요구하고 나선데다 '불매운동'과 이에 맞선 '구매운동'으로 소비자들이 양분되는 양상까지 벌어지자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은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마트 노조의 비판 성명을 다룬 기사를 캡처해 올리면서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고 적었다.
정 부회장은 앞서 '멸공'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을 잇달아 올리며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와 함께 멸공 해시태그를 올리면서 그룹의 중국 사업에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정 부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는 대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을 올리며 자신의 멸공은 북한에 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를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매하면서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정 부회장은 여야가 자신의 멸공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주가마저 급락하자 10일 더는 멸공 관련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반나절만인 11일 오전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관련 이미지를 올리거나 북한의 발사체 발사 기사와 함께 '○○'이라고 적은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면서 또다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이에 이마트노동조합은 12일 "고객과 국민에게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멸공도 좋지만 본인이 해온 사업을 먼저 돌아보라"며 '오너 리스크'를 우려하는 성명을 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 스타벅스나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에 대한 불매운동과 함께 그에 맞선 구매운동이 동시에 벌어지는 상황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