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현대차와 삼성의 협력 강조 … 청와대"구체 논의 없어"
최태원"노바백스 백신, 국내공급 가능" … 구광모"코로나상황 TV 구매 늘어 실적 호전"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에서 6대 기업 총수들과 90분간 점심을 함께 하면서 경제 활성화 대책과 백신개발, 기업들의 주력사업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 구현모 KT 대표 등 정부의 민관합동 일자리 프로젝트인 '청년 희망온(ON)' 참여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회장에게 "현대차의 전기차가 유럽에서 올해의 차로 다수 선정된 것을 축하한다"며 "현대차와 삼성이 차량용 반도체에서 더 긴밀히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정의선 회장은 "국민들이 전기차를 많이 구매해 주셨고 그 기반으로 외국에서,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외국의 전기차와 경쟁하려면 기술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삼성과 현대차의 차량용 반도체 협력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백신 개발과 관련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최태원 회장이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는 독감 백신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식약처 허가가 나면 바로 출시해서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국내 백신은 언제쯤 출시되나"고 묻자 최 회장은 "현재 3상 임상실험 중으로, 이를 마치면 전 세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빠른 기간에 상용화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LG 구광모 회장을 향해서는 "올레드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성황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TV 구매가 늘면서 실적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최정우 포스코 그룹 회장에겐 "수소환원제철(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제철방식)이 언제쯤 상용화 되나"고 물었다. 최 회장은 "2028년부터 데모 플랜트를 거쳐 2040년 정도에는 본격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는 통신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먼저 6G(6세대 이동통신)의 연구와 개발에 대해 물었고, 구 대표는 5G(5세대 이동통신), 6G로 이어지는 국내와 해외의 연구 현황과 상용화, 관련 통신장비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통신과 백신은 비슷한 면이 있어, 선제적으로 투자해 놓아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삼성도 6G에 대해 내부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저출생으로 신생아가 40만명 이하이고, 중국은 대졸자가 500만이 넘는 상황"이라며 "미국과 중국이 탐내는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결국 청년희망온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자사나 계열사, 협력사에 필요한 인력을 넘어 다른 기업에 취업하는 인력까지 범용으로 양성해 더욱 고맙다"고 총수들을 격려했다. 이어 "구인과 구직의 미스매치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산학연이 더 협력하는 한편, 청년들의 기술창업에 기업들이 멘토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