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개발과 디자인 부문의 전무 부사장 승진해 전면에 배치
제네시스의 최고 브랜드관리자(CBO)는 외국인 기용해 눈길
하언태· 이원희· 이광국 등 '정몽구 가신그룹'들 일선 물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이 17일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인사를 했다. 신규 임원 203명 중 30% 이상이 40대다. 정의선 회장 취임 2년 차를 맞아 세대교체와 함께 정 회장 직할 체제를 공고히 하고 전기차·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임원 인사를 통해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 총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신규 임원 승진자 3명 중 1명은 40대로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는 한편 변화와 혁신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인포테인먼트, 정보통신기술(ICT), 자율주행 등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들을 승진 배치했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으로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를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인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했다. 진 부사장은 데이터, 클라우드 정보기술(IT) 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로 현대차의 IT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글로벌 사업에선 코로나19 사태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성과 우수 인재를 발탁하고, 제네시스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화기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하고,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 디자인을 주도했던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경영담당(사장)과 연구개발본부를 이끌었던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일선에서 물러나 각각 담당 분야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는다.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은 박정국 사장이 맡아 제품 통합 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 및 전동화, 수소 등 미래기술 개발 가속화를 추진한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 하언태 사장, 이원희 사장, 이광국 사장 등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부터 그룹 경영을 이끌어온 가신 그룹이 고문으로 선임되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노사관계를 조율해온 윤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정상빈 부사장이 선임됐다. 울산 생산을 담당해온 하언태 사장의 후임은 이동석 부사장이, 이광국 중국사업총괄 사장 자리는 이혁준 전무(HMGC총경리)가 대신한다. 이원희 품질담당 사장 자리는 정준철 부사장(제조솔루션본부장)과 박홍재 부사장(경영혁신본부장)이 나눠 맡는다.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그룹 경영의 중추였던 윤 부회장이 퇴진하며 부회장단에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만 남게 됐다. 정 명예회장의 측근이었던 부회장단이 사실상 해체되며 정의선 회장의 친정체제 구축과 세대교체 인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