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은행으로 신용카드ㆍ대출ㆍ보험 등 서비스 확대하며 급성장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투자한 브라질 인터넷 전문은행 누뱅크(Nubank)가 미국 뉴욕증시 상장 첫날인 9일(현지시간) 공모가 대비 15% 가까운 상승세를 보이며 브라질 금융기관 중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올랐다.
투자전문지 배런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누뱅크는 공모가 대비 14.78% 오른 10.3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목 코드 'NU'로 거래를 시작한 누뱅크는 이날 공모가인 9달러보다 25% 높은 11.2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 중 한때 12.2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누뱅크의 시가총액은 476억달러(약 56조원)로 브라질 최대 전통 시중은행인 이타우 우니방코(370억달러)를 넘어섰다. 브라질 전체 기업 기준으로도 브라질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711억달러), 광산개발업체 발리(661억달러)에 이어 3위다.
누뱅크는 전날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26억달러(약 3조758억원)를 조달해 올해 미국 증시에서 5번째로 규모가 큰 IPO로 기록됐다. 기업 공개를 통해 공동 창업자인 다비드 발레스 최고경영자(CEO)와 크리스티나 준케이라의 지분가치는 각각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와 13억달러(약 1조5300억원)로 커졌다.
이번 IPO에는 소프트뱅크 그룹과 기존 투자자인 유명 벤처캐피탈 세쿼이아 캐피털, 헤지펀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했다. 다른 기존 투자자로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 중국의 텐센트홀딩스 등이 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6월 누뱅크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누뱅크는 2013년 브라질에서 설립된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연회비가 없는 신용카드를 제공하는 것을 시작으로 예금계좌, 투자 플랫폼, 대출, 보험 등으로 서비스를 늘려가며 성장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에서 고객이 4800만 명에 달한다.
누뱅크 측은 "기존 은행들은 브라질 도시의 60%에만 지점을 보유하고 있어 인구의 3분의 1 가량은 은행과 거래할 수 없었다"며 "누뱅크의 디지털 플랫폼은 장소에 관계없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누뱅크가 5년 안에 고객을 1억명 수준으로 늘리고 기업가치는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