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사망자가 출생자 앞선 '데드크로스' 현상 발생
예상보다 8년 빨리 인구절벽…50년 뒤 3700만명으로

올해 우리나라 총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계됐다.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데드 크로스(Dead Cross) 현상이 지난해부터 심화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국내 유입이 급감한 결과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에 따르면 올해 총인구는 5175만명으로 지난해 5184만명보다 9만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정점을 찍었고,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2020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3만3000명) 데드크로스 현상이 처음 발생했으나 국내 거주 외국인까지 감안한 총인구 감소 현상은 올해가 처음이다. 총인구는 출생자에서 사망자를 뺀 국내 인구 자연 증감분에 유학과 해외 근로 등 국내 거주 외국인을 합친 것이다.

통계청이 2019년 3월에 인구 정점을 2028년(5194만명)으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3년도 안 되는 기간에 인구 정점이 8년 앞당겨졌다. 이는 '인구절벽'이 올해부터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인구절벽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특히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인구절벽 연상은 올해가 시작이며, 앞으로 갈수록 심화한다. 통계청은 향후 10년간은 인구가 연평균 6만명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자연 감소는 이어지겠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아 국제 이동이 많으면 인구가 전년 대비 증가할 수도 있는 기간이다.
2030년 인구는 5120만명, 2040년은 5019만명으로 감소세가 비교적 완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그 뒤에는 2050년 4736만명, 2060년 4262만명, 2070년 3766만명으로 급감한다. 2020년 기준으로 보면 50년 사이 1418만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통계청은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0.84명에서 2024년 최저 수준인 0.70명까지 떨어진 후 2046년에는 1.21명으로 회복될 것이란 가정 아래 장래인구를 추계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크게 앞지르면서 생산연령인구 감소도 급격하게 진행된다.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명으로 총인구의 72.1%를 차지했지만, 2030년에는 3381만명으로 357만명 줄어든다. 연평균 36만명씩 일할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다. 2070년에는 생산연령인구가 1737만명으로 총인구의 46.1%로 급감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0년 사이 생산연령인구가 2000만명 넘게 줄어드는 것이다.
일할 사람이 줄면 소비, 생산 등에 연쇄 타격을 가해 잠재성장률이 둔화되고 경제활력도 떨어진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4년 1000만명을 넘어선 뒤 2049년 1901만명(39.8%)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나열할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나이인 중위연령은 2031년 50세가 된다. 지난해 중위연령은 43.7세였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위연령은 1976년 20세에서 1997년 30세, 2014년 40세로 올라간 데 이어 2070년에는 62.2세로 높아진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과 유소년 비중도 늘어난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하는 총부양비는 2020년 38.7명에서 2056년 100명을 넘어선 뒤 2070년에는 117명으로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