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기준 일률적 보상은 공정성과 생산성 혁신 저해"

한국 근로자 1년차와 근속 30년차의 임금 차이가 일본·유럽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일 공개한 '한·일·EU(유럽연합) 근속연수별 임금격차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697만1000원으로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평균 236만5000원의 2.95배다.
이는 일본의 2.27배, EU(유럽 15개국 평균)의 1.65배보다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임금 연공성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근속 1년 미만 임금 대비 임금격차는 모든 근속 구간에서 한국이 일본과 EU보다 컸다. 10년 미만 저(低)연차 구간에서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도 한국이 가장 가파르고, 근속 1년 미만 임금 대비 6~9년차의 임금 수준도 한국이 높았다. 근속 1년 미만 임금을 100으로 볼 때 6~9년차의 임금 수준은 한국이 166, 일본 139, EU가 132였다.
EU 15개국 중 근속 1년 미만 임금 대비 근속 30년 이상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는 핀란드(1.24배), 스웨덴(1.30배)이었다. 임금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국가는 오스트리아(2.03배), 스위스(2.09배) 등이다.
한국의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월평균 임금총액은 2744달러로 일본(2392달러) 대비 14.7% 높았고, 근속 30년 이상 임금은 한국이 8089달러로 일본(5433달러)보다 48.9% 높았다.
2001년 대비 2020년 한국의 임금 수준은 모든 근속 구간에서 증가한 반면 일본은 저연차 구간에서만 소폭 증가했고, 고(高)연차 구간에선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1년과 비교한 2020년 한국의 평균임금 누적 증가율은 근속 구간별로 83.9%(30년 이상)~135.6%(1년 미만)다. 일본은 10.9%(30년 이상)~10.4% 수준이다.
한국의 근속 연수에 따른 임금격차는 2000년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근속 1년 미만 근로자 임금을 100으로 놓고 근속 30년 이상 근로자 임금을 살피면 한국이 2006년 372에서 2018년 303으로, 일본은 267에서 240으로 각각 낮아졌다. EU는 같은 기간 163에서 165로 별 변화가 없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임금 연공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지만, 경쟁국인 일본과 EU보다는 월등히 높다"면서 "성과가 아닌 근속을 기준으로 하는 일률적 보상은 공정성과 생산성 혁신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