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메타버스 회사로 인식되길" … 온·오프라인 반응은 싸늘해

내부 고발자의 폭로와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 공세로 궁지에 몰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이 28일(현지시간) 회사 이름을 '메타'(Meta)로 변경하고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온라인 행사에서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꾼다고 밝히면서 무한대를 뜻하는 수학 기호(∞) 모양의 새로운 회사 로고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이 회사의 대표적 애플리케이션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메타란 우산 아래로 들어간다. 저커버그 CEO는 "우리 정체성에 관해 많이 생각해왔다"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디지털 가상 세상을 일컫는다. 현실세계와 융합된 3차원 가상세계로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벌어지는 공간을 말한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진화한 개념이다.
저커버그는 여러 개의 다른 디지털 공간을 오가며 멀리 떨어진 친구, 가족과 얘기하는 자신의 디지털 아바타를 시연해 보이며 "여러분은 하나의 세상 또는 하나의 플랫폼에 고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를 적용할 영역으로 비디오게임과 피트니스, 업무 등을 들었다.
저커버그는 전부터 온라인과 AR·VR을 뒤섞어 사람들이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해왔다.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SNS) 기업을 넘어 미래 신기술과 새로운 문명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미였다.
이번 회사 이름 변경은 또한 페이스북이 증오 발언과 허위 정보, 극단주의적 사상을 유포하고 10대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쳤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로 불거진 비판 여론과 거리를 두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저커버그의 발표 이후 온·오프라인에서 조롱에 가까운 반응이 쏟아졌다.
미국의 정치 풍자 프로그램 '더 데일리 쇼'는 저커버그가 메타를 소개하는 동영상에 지난 1월 폭도들이 경찰 방어선을 뚫고 의회로 돌진하는 장면들을 올렸다. 정치권에서도 페이스북의 사명 변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패스트푸드 체인 '웬디스'는 트위터 계정 이름을 'Meat'(고기)로 변경하고선 "사명을 변경했다"고 공지했다. META의 철자 순서만 바꾼 것이다. 소셜미디어 경쟁사인 트위터는 공식 계정에서 마치 큰 뉴스를 발표하는 듯 "빅뉴스!"라고 하더니 "ㅋㅋㅋ 농담이다 (사명은) 그냥 트위터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