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늘려 저축액 감소싯점 아파트 폭등…9년전보다 38년 더 늘어
민주노동硏 이한진 연구위원"집을 포기한 N포세대의 특성 드러나"

지금 20대가 저축을 통해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95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노동연구원 이한진 연구위원은 28일 공개한 '가구주 교육정도별·연령대별 소득 및 재무상태 변화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한진 연구위원은 소득에서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을 뺀 금액을 '저축가능액'으로 보고 이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와 비교했다. 자료는 정부 가계금융복지조사와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을 활용했다.
지난해 기준 가구주가 30대 미만인 가구의 저축가능액은 연간 1099만원이었다. 정기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소득인 경상소득(3533만원)에서 가계를 꾸리기 위해 상품·서비스를 사는 데 쓰는 소비지출(1939만원)과 세금 등을 내는 데 쓰는 비소비지출(495만원)을 뺀 금액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4299만원이므로 30대 미만 가구주가 저축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94.91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2012년(57.12년)에 견줘 8년 사이 37.79년 늘어났다. 그만큼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다는 방증이다.
가구주가 30대, 40대, 50대인 경우 지난해 저축가능액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모으는 기간은 각각 47.33년, 43.40년, 38.33년이었다. 가구주가 60세 이상인 경우에는 67.72년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위원은 가구주가 30세 미만인 가구의 소비지출액이 급등해 '소득 중 저축가능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감하는 시점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시점이 2016년으로 맞물린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내 집 마련을 포기한 N포세대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