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적 고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새 주인으로 전기버스 생산업체인 에디슨모터스가 사실상 확정됐다.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20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법원에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비협상대상자는 최종 선정되지 않았다.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의 관리인 보고 평가 결과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은 자금조달 증빙 부족으로 평가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인수 경쟁을 벌이던 두 업체 가운데 이엘비앤티가 제외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이 유일한 후보인 에디슨모터스로 돌아간 것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법원허가 절차를 거쳐 이달 말까지 에디슨모터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또한 11월 초 약 2주간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인수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본 계약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1954년 하동환자동차 제작소로 출범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2010년 인도 마힌드라 등 해외 업체에 매각됐다가 17년만에 다시 국내 기업 품에 안기게 됐다.
쌍용차 인수 경쟁은 에디슨모터스와 이엘비앤티의 2파전으로 진행돼왔다. 애초 본입찰에서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5000억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2000억원대 후반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지난달 15일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법원이 자금 증빙과 경영 정상화 계획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해 이달 15일 보완된 서류를 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때 인수금액을 3000억원대까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이 20일 입찰가를 더 높게 쓴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을 후보에서 제외한 것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 및 경영 정상화 계획이 더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로 분석된다. 쌍용차의 부채는 공익채권을 포함해 7000억∼1조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초기 인수자금 규모뿐만 아니라 인수 이후 쌍용차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직원 180명 규모의 전기버스 생산업체로 지난해 매출 897억원과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렸다. 쌍용차는 지난해 매출 2조9502억원에 영업손실 4494억원을 냈고, 직원은 지난해 기준 4869명이다.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전기버스 점유율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쌍용차를 전기차 중심 회사로 만들어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법원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후 강영권 대표는 "에디슨모터스는 전기차 모터·배터리·자율주행 기술 등에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며 "쌍용차가 보유한 차량의 장점과 시너지를 낸다면 내년 연말이라도 흑자를 낼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인수에 뛰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