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유통되지 않아 지난해 조폐공사가 동전 찍는데 181억9000만원 들여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하고 현금 사용이 줄면서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집안에서 '잠자는 동전'이 국민 1인당 454개꼴로 나타났다. 그 바람에 한국은행은 새 동전을 찍어 유통시키는 데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국민 1인당 주화 보유량(발행잔량)은 454개로 추산됐다. 1인당 주화 보유량은 주화 전체 발행 잔량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10원짜리 동전의 경우 지난해 12억3100만원을 발행했는데, 환수된 것은 2억3700만원에 그쳤다. 발행액 대비 환수액인 환수율이 19.2%로 20%에도 못 미쳤다.
이렇게 많은 주화가 시중에 유통되지 않고 방치되니 한국은행과 조폐공사는 매년 상당량 주화를 새로 제조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동전 제조에 쓴 비용은 181억9000만원, 2011~2020년 최근 10년간 주화 제조비용은 4674억원에 이른다.
한국은행은 현금 발행·유통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거스름돈 적립 서비스'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한 뒤 남는 거스름돈을 선불카드 또는 포인트로 적립하거나 계좌로 입금 받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지난 4년 반 동안 적립된 금액은 총 129억9736만원이다.
한국미니스톱, 현대백화점, 이마트24 등 3개 유통업체는 적립이 좀 더 간편한 계좌입금 방식을 지난해부터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을 통해 적립된 금액은 3736만원에 그쳤다.
류성걸 의원은 "주머니 속 거스름돈을 줄여주는 좋은 서비스임에도 이용률이 낮은 것은 그만큼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라며 "한은은 더 적극 홍보하고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제휴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