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의 6남 정몽준(70)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현대가(家)의 일원인 현대중공업그룹이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나서 향후 3세 경영 승계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2일 정기선(39)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그룹 주축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주력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신임 정 사장은 현대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의 6남 정몽준(70) 아산재단 이사장의 2남 2녀 중 장남이다. 정주영의 손자로 현대가 3세다.
이로써 정주영 회장의 2세(8남 1녀)들이 분가해 축성한 그룹 기업 중 이미 3세 경영 승계가 이뤄진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51·2020년 10월 회장 취임),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49·2007년 12월 회장 취임) 외에 이번에 현대중공업그룹 정기선 사장이 3세 경영 승계 가시권에 진입했다.
조선·해양, 산업기계, 에너지 등을 주 사업으로 삼는 현대중공업그룹은 범현대가의 중공업 특화 기업집단이다. 2021년 5월 기준 재계서열 9위로 계열사 33개, 자산총액 63조8천억 원이며 지주회사는 현대중공업지주이다.
1982년생인 정 사장은 27세 때인 2009년 현대중공업 대리 직급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국 유학을 떠나 4년 후인 2013년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으로 복귀해 이때를 사실상 입사 시기로 본다. 그는 입사 후 2015년 상무, 2016년 전무, 2018년 부사장 등으로 고속 승진하며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이번에 입사 8년여 만에, 부사장 승진 3년여 만에 그룹 주축인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 사장 자리에 각각 올랐다. 학력은 대일외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병역은 ROTC 43기로 2005년 2월 육군 소위로 임관해 2년 4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2007년 6월 중위로 전역했다.
재계는 오너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주축 현대중공업지주와 주력사 한국조선해양의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부상한 것을 두고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 3세 경영이 본격화했다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정기선 사장의 경영 전면 배치와 함께 전문경영인들의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사장단 인사도 단행했다. 이와 관련,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사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손동연 사장 등 4명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앞으로 조선사업부문은 가삼현·한영석 부회장, 에너지사업부문은 강달호 부회장, 건설기계 사업부문은 손동연 부회장이 각각 중심이 돼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조선·에너지·건설기계 등 3개 핵심 사업마다 부회장을 둠으로써 부문별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주주 중심 경영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안광헌 부사장, 현대글로벌서비스 이기동 부사장, 현대오일뱅크 주영민 부사장 등 3명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그룹 측은 "수소·암모니아·연료전지 등 친환경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장 승진 인사도 함께 단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