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화 가치가 지난달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 기조인데다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의 시선이 그만큼 우려스러워졌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블룸버그가 4월 30일 오후 5시(한국 시간) 기준 주요 16개국 통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월간 등락률을 집계한 결과, 한국 원화 가치는 2.82% 떨어져 낙폭이 가장 컸다. 원화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9.7원 급등한 달러당 1,168.2원에 거래를 마감해 2017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24개 신흥국 중에서도 지난 한 달간 원화 가치 하락률은 터키 리라화(6.7%)에 이어 2번째로 컸다. 터키는 미국과의 정치외교적 대립 등의 여파로 지난해 리라화 가치가 36% 폭락했다. 올해도 극심한 물가상승과 높은 실업률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통화위기가 우려되는 국가다.

한국 원화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는 4월 25일 발표 이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였다. 30일에도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돌자 한국 수출에 대한 타격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가치는 또다시 급락했다.

곽용석 이코노텔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