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협동조합이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제품 가격을 10월부터 인상한다. 이에 따라 우유에 이어 과자와 빵 등 관련 제품 가격이 잇따라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제품발 물가 인상)'이 우려된다.
우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10월 1일부터 우유제품 가격을 올린다. 흰 우유 1ℓ 기준 제품 가격이 5.4% 인상됨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500원 중반이었던 우유 가격은 2700원 안팎으로 오를 전망이다.
서울우유는 "이번 가격 인상은 2018년 이후 3년 만으로 그동안 부자재 가격, 물류비용, 인건비, 고품질의 우유 공급을 위한 생산비용 증가 등에 따라 불가피했다"면서 "우유제품만 가격이 오르고, 치즈나 버터 등의 가격 인상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낙농업계는 당초 원유 가격을 지난해 ℓ당 21원 인상하려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1년 유예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는 만큼 낙농업계에 유예기간을 추가로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유예기간 연장 논의가 불발되면서 지난 8월1일부로 원윳값이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21원) 올랐다.
원유 가격은 2013년부터 낙농업계의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원유가격 연동제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시장 수급 상황이나 대외변수와 상관없이 우유 생산비만 고려해 원유 가격을 조정한다. 국내 25개 우유 회사는 할당된 원유를 정해진 가격에 의무 구입해야 한다.
통계청의 우유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생산비가 전년 대비 4% 이상 변화하면 당해 가격에 즉각 반영한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에는 1년에 한해 가격 조정을 유예한다.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이후 원유 가격은 2013년, 2018년, 그리고 올해 세 차례 인상됐다.
서울우유를 필두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다른 우유 제조회사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원유 가격 인상 때에도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이 우유 값을 올렸다. 우유에 이어 우유를 재료로 이용하는 치즈, 버터 등 유제품과 빵, 커피, 아이스크림 등 관련 제품들 가격도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